[기자수첩] 'WHO 태세전환'…게임업계, 안심할 때 아니다
[기자수첩] 'WHO 태세전환'…게임업계, 안심할 때 아니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4.05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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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을 권장해 눈길을 끈다.

WHO는 지난달 30일부터 ‘플레이어파트투게더’(#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를 비롯해 트위치, 유튜브 등 글로벌 게임·IT기업이 동참했다. 코로나19 확산방지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유지를 위해 게임을 권장하는 게 골자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집에서 음악 감상, 게임을 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WHO의 이 같은 방침은 작년 행보와 대비된다.

WHO는 지난해 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를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 안을 통과시켰다. 숫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켰고, 이는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을 적으로 돌렸다. 그러나 WHO가 1년 만에 게임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 태세전환을 한 셈이다.

다만 게임업계가 WHO의 태도변화에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WHO의 ICD-11안은 아직 유효하다. 게임업계와의 협력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손을 내밀었을 가능성이 크다.

WHO가 ICD-11안을 통과시키며 게임업계를 ‘중독’이란 프레임에 가뒀지만, 엄밀히 말하면 게임 자체를 중독물질로 규정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ICD-11안은 ‘게임 통제능력이 손상돼 다른 일상생활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때’를 게임사용장애로 규정한다. 즉, 일종의 행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는 WHO가 지금은 게임업계와 손잡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도, ‘과도한 게임행위로 인한 문제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고 변명할 명분이 된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나서야 한다. 코로나19로 힘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봉사활동 등 사회공헌활동도 필요하지만, 일차적인 방안이다.

무엇보다 본질적인 건 사회적 순기능 역할을 할 수 있는 양질의 게임이다. 현재 제기되는 과도한 과금요소와 확률형 아이템, 차별 없는 양산형 게임이란 비판은 논외로 치더라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콘텐츠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얻는다면, WHO에 질병분류코드 수정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첨언하면 국내 게임사들이 앞장섰으면 한다. 보다 다양한 국가와 세대,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착한 국산게임들로 글로벌 게임문화 시장을 선도하길 바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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