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항공·자동차 등 기간산업 별도 지원 트랙 검토
정부, 항공·자동차 등 기간산업 별도 지원 트랙 검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0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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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등 재무상태 악화…대책 고심
100조원 긴급자금 외 별도안 방식
항공협회 "자구책으로 생존 불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여객기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여객기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항공산업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에 몰린 기간산업에 대한 정책지원방안 마련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유동성 위기 기업에 대한 기존 100조원의 긴급자금 투입과 별도의 트랙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단기 유동성 부족 문제를 비롯한 기업의 재무 상태가 악화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위기를 겪는 기업과 금융시장에 총 100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산업은 기계, 에너지, 조선, 자동차, 전자, 반도체, 항공, 해운 등 한 국가 산업의 토대를 이루는 산업이다.

정부가 이들 산업에 대해 전반적인 지원에 나선다면 지원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100조원 상당의 긴급자금 투입과 별도의 트랙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각국이 기간산업에 실시했던 지원 대책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원에 따른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기간산업 정책지원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경우, 약 2조달러(약 2472조원) 규모의 재정지원법안 중 5000억달러(약 618조원)를 기업에 대한 대출, 대출보증에 배정했다. 이 중 항공사와 국가보안기업 등 특정 산업에 대한 대출은 460억달러(57조원)다.

수혜 기업은 정부 지원 기간 이후 1년까지 자사주 매입과 경영진에 대한 보너스 지급이 금지된다. 또 근로자 고용은 현재의 9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독일 정부는 경제안정화기금(WSF)을 통해 4000억유로(약 534조원) 규모로 기업의 은행 대출보증을 제공하고, 1000억유로(약 133조원)로 경영 위기를 겪는 기업의 주식을 직접 취득해 외국 자본의 자국 기업 인수를 막을 계획이다. 또 독일재건은행(KfW)에 1000억유로를 투입해 신용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지원하도록 했다. 자국 국적기인 루프트한자항공사에 대한 금융지원은 무한대로 설정했다.

국내 기간산업 중 항공산업은 긴급지원이 가장 절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3∼6월 우리나라 항공사 매출 피해 규모는 최소 6조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한국 경제서 항공산업의 기여도는 약 476억달러(60조원) 규모로, 국내총생산(GDP)의 3.4%를 점유하고 있으며, 83만8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항공협회도 정부에 보낸 호소문에서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매월 9000억원의 고정비는 적자로 쌓이고,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5조3000여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항공협회는 정부에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 대출 확대, 회사채 발행에 대한 지급보증,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을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수주 부진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에 대해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 결정을 내리면서 두산중공업이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실업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 지역경제 타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유 산업은 수요 급감으로 인해 유가 급락으로 정제 이후 제품가격이 원재료보다 낮아졌으며, 해운산업은 물동량 감소에 따른 타격이 큰 상황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수요 위축과 부품공급 차질, 직원의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생산 중단 등 3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3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으로 문 닫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국민 경제적으로 중요한 기간산업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책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