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1] 민주당 부정하는데… 열린민주, 연일 "형제 정당" 부각
[총선 D-11] 민주당 부정하는데… 열린민주, 연일 "형제 정당" 부각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04 2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봉주 "파란 피를 나눈 형제… 비례 12번, 기호 1번" 호소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중구영도구 후보가 4일 부산 영도구 대교동 사거리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유세 현장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중구영도구 후보가 4일 부산 영도구 대교동 사거리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유세 현장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비례대표용 정당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를 여전히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권 표심 분산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열린민주당 정봉주·손혜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 일부는 4일 부산을 찾아 거리 유세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영도구 주요 교차로에서 '진짜가 나타났다, 12번 열린민주당'이라는 손팻말을 들고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했다.

이들은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민주당 소속으로 중·영도에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사표를 던진 김비오 후보와 사진을 찍으며 친근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김 후보는 "당 입장이 있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이후 정 위원장 등은 오후 영도구 한진중공업 앞에서 김 후보를 다시 만났고, 두 사람은 인사를 건넨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생중계를 함께 촬영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김비오는 컷오프(공천배제) 당했다가 재심서 살았다"며 "큰 형제고 한 가족, 민주당 파란 피를 나눈 형제다. 비례는 12번, 기호는 1번"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열린민주당은 연일 민주당과 형제라는 것을 강조하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열린민주당에서 비례대표 4번을 받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의겸 후보는 최근 전북도의회에서기자회견을 실시한 후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 "두 당은 지금 나뉘어서 가고 있지만, 서로를 갉아먹기보다는 조금 더 넓게 유권자의 지지를 받기 위한 선거운동이 진행되고 있다"며 "최강욱 후보와 저는 문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사람이다. 대통령의 뜻과 생각을 한치라도 어긋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부각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라는 게 김 후보 설명이다.

같은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은 최 후보 역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지향하고 민주당과 민주개혁 진행의 지평을 넓히는 과정에 함께 하고 결국에는 큰 바다에서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진보 표심 분산을 우려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집권여당의 공식 비례대표용 정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입장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경우 지난달 25일 열린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했고,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4·15 총선 후 관계에 대해 "연합·합당을 상상해본 적 없다"며 "어떤 것이 저희 당에 더 힘을 얹어주실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 기대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질책도 나온다.

민주당 정책연구기관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은 지난 2일 "무엇이 노무현 정신이고 문재인 정신이고 민주당의 정신인지에 대해 좀 깊이 살펴보고 그런 선택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열린민주당을 비판한 바 있다.

또 3일에는 김 후보와 최 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하면서 탈당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