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코로나 걸린 거 아냐?” 말조심해야
[e-런저런] “코로나 걸린 거 아냐?” 말조심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20.04.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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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인 A씨와 B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대화를 하다 관계가 서먹해졌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사이가 틀어진 것이다. 사건의 배경은 이러하다.

최근 이 두 사람은 풀린 날씨에 봄맞이 나들이를 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날씨가 너무 좋다”며 이야기꽃을 틔운 이 두 사람은 그간 지낸 일상 등을 얘기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대화 속 코로나19가 등장했다. A씨는 “코로나 때문에 난리다 난리”라고 말문을 열었다. B씨는 그의 말에 동조하며 최근에 열이 37도가 넘어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회사에서 의무 검사받았는데 순간 37도가 넘게 나온거야. 그래서…”

B씨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A씨는 그의 말을 막으며 “37도가 넘었으면 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야? 코로나 걸린 거 아냐?”라고 크게 말했다. 순간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B씨에게로 흘렀다.

B씨는 무안해졌고 말을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다짜고짜 소리치는 A씨에 화가 났다. 그러면서 B씨는 “순간 37도가 넘어서 다시 쟀는데 정상으로 나왔어. 나 코로나 걸린 거 아니야”라며 해명했다.

이후 두 사람의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시간이 지나도 분위기는 회복되지 않았고 그 상태로 일찍 각자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A씨는 "소리를 친 게 아니라 37도가 넘었다고 하니 순간 놀라서 목소리가 크게 나온 것"이라며 B씨에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러나 한 번 상한 마음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급기야 A씨는 1주일 뒤 B씨의 집 근처로 가 다시금 사과했고 그제야 오해를 풀 수 있게 됐다.

아무리 친해도 관계가 틀어지는 건 한순간이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했고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자세로 어떻게 말을 하는지는 사람 관계 형성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한다.   

상대에 따라 말을 잘 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래야만한다. 먼 사이든, 가까운 사이든 상대에게 말을 조심히 해야한다는 인식을 갖는대서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로 이처럼 예민한 시기에는 더욱 말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