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불과 얼마 전…교대생들 “n번방 가해자 중 교사·예비교사 교단 못 서도록”
‘미투’ 불과 얼마 전…교대생들 “n번방 가해자 중 교사·예비교사 교단 못 서도록”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4.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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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투 운동(me too:성폭력이 척결되는데 동의한다)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저명 인사들마저 과거의 잘못된 행적으로 곤욕을 치른 지 불과 오래 지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는 왜곡된 성의식을 가지고 여성을 대하는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있다. 

이에 미래 교육을 책임질 예비교사들이 성범죄 가해자 중 교사와 예비교사가 있다면 교단에 절대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일 교대생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소속인 이들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며 성범죄자들이 교단에 설 수 없도록 조치해 줄 것과 일선 학교 현장에서 ‘성(性)인지 교육’을 강화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사건은 그동안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일부의 왜곡된 성 인식과 여성에 대한 성 상품 및 대상화를 가해자들이 ‘텔레그램’이라는 익숙치 않은 매체를 이용해 돈벌이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교대련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의 분노의 감정에 동조하면서 “앞으로 본질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운영자는 물론 여성에 대한 성 착취물을 공유하고 본 사람 모두 가해자로 처벌해야 한다며 가해자 중 교사·예비교사가 있다면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대련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성범죄가 만연한 이유에 대해 “스쿨 미투나 교대 미투,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들을 지금까지 미온적으로 처벌해온 것도 n번방 사건을 야기한 요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스쿨 미투·교대 미투 발생 후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 개편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와 교대 등 교원양성기관은 예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대련은 “우리 사회에서 왜곡된 성 의식이 평범한 것이 되는 과정 속에서 공교육은 그동안 ‘성인지 교육’이나 ‘인권교육’에 너무 무관심했던 것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예비교사들도 교육계가 미뤄온 일들을 실현하는 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전의 한 여중·고에서는 스쿨미투 의혹에 학교법인 이사장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학교 특정 교사가 학생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저질러 왔다는 폭로가 이어졌지만 학교 측에서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