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자가격리 ‘가족간감염’ 주의… 지역확산 불씨 키워
입국자 자가격리 ‘가족간감염’ 주의… 지역확산 불씨 키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4.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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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는 이탈리아 교민들. (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는 이탈리아 교민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4월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 자가격리 조치를 내린 가운데 입국자들이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아 오히려 바이러스를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입국 시 검역을 강화하고 2주간 의무 자가격리하는 등 조치를 시행했다. 

입국자가 늘어남에 따라 자가격리 대상자도 늘고 있고 이들이 자가격리 중 감염을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짐에 따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해외유입 사례 중 가족단위 감염이 늘면서 부각됐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해외유입으로 확인된 사례는 560명이고 이 중 가족과 연관된 사례가 72명이다. 아직 정확한 가족 간 감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해외유입 사례 중 13%가량이 가족 단위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감염병은 가족 간 전파 위험이 매우 높다. 친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초기 확진자 30명(1번째부터 30번째)의 접촉자 2370명을 분석한 논문에서는 ‘2차 감염’은 대개 가족 간 접촉에서 일반 접촉보다 42배 높은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접촉자 중 가족 발병률은 7.56%, 가족이 아닌 접촉자의 발병률은 0.18%로 확인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이에 입국자 의무 자가격리 시 가족 간 감염 전파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안전 강화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질병 전문가들의 말이다. 

그 대책 중 가장 기본적인 게 자가격리 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감염 초기에 전파력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철저하게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으면 가족에게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 수칙에는 자가격리대상자와 접촉하기 않기, 격리장소 외 외출금지, 접촉이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 쓰고 2m 이상 거리 두기, 자가격리대상자와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자주 환기 시키기, 혼자 식사하기, 자가격리대상자와 생활용품 구분해 사용하기 등이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자가격리자들이 이런 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타인에 감염시키고 이는 밀접 접촉이 빈번히 이뤄지는 가족에까지 전파돼 일을 키울 수 있다.    

흔히 침방울로 전파되는 코로나19는 식사를 함께하거나 대화를 하는 등 밀접하게 접촉할 때에도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 만약 자가격리자가 수칙을 어겨 이같이 행동해 가족으로까지 번질 경우 다시금 코로나19 창궐을 낳을 여지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가격리자들이 가족 간 전염 등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정부가 정한 수칙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가족단위에서 감염이 일어난다면 이는 2차, 3차, 집단감염으로까지 사태가 번질 수 있다. 자가격리자가 가족 간 감염을 일으키고 이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한다면 결국 지역 내 무더기 확진자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가족 간 감염에 촉각을 기울이며 자가격리 수칙을 엄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은 “자가격리 지침을 지키지 않으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가까운 가족”이라며 “가족이 2차적으로 지역사회에 코로나19를 전파해 환자가 늘어나는 것을 차단하려면 지침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침 준수를 위해 격리자가 생활할 별도 공간 마련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거주지가 있더라도 자가가 아닌 시설격리를 고민해보고 가족 중 고령자 또는 지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시설격리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제안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