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2분기 체감경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하락
제조업 2분기 체감경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하락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4.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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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Q 경기전망지수 57…1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
코로나19로 내수 위축…매출 감소로 기업 활동 피해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올해 2분기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 분기 대비 하락 폭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분기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57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BSI가 100 이하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 대비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며, 100 이상은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BSI는 지난해 3분기(73)에서 4분기(72)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75) 소폭 반등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분기 지수는 1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BSI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55와 근접하고, 하락 폭은 2008년 당시 –24포인트 이후 최대다.

수출기업의 2분기 BSI는 63으로, 전 분기 대비 25포인트 떨어졌고, 내수기업은 56으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 감소 피해가 큰 제주(43)와 인구 10만명 당 코로나19 발생률이 높은 충남(43)의 BSI는 가장 낮았다. 대구(50)와 경북(51)도 낮은 BSI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대구·경북 지역에 밀집한 섬유·의류업 BSI는 45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부품(51), 기계(59) 부문을 중심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대한상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생산 차질이 자금 회수를 차단해 기업들을 극심한 자금 압박으로 몰아넣는 실물-금융 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퍼지고, 장기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체감경기 반전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활동에 피해를 입었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71.3%는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내수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70.3%)가 가장 큰 피해라고 답했다. 이어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30.1%), 중국산 부품·자재 조달 어려움(29.4%), 방역물품 부족(29.4%), 자금 경색(24.0%), 물류·통관 문제(14.5%)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매출액 감소폭은 평균 22%로 집계됐다.

또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피해가 외환위기 때와 유사(41.4%)하거나 더 크다(35.6%)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세제 지원(72%), 기업조사 유예(35.3%), 조업 재개를 위한 외교적 노력(31.4%), 내수·관광 회복을 위한 인센티브(28.5%)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장을 맡고 있는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이 대기업-중소기업, 내수-수출, 금융-실물에 관계없이 매우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일시적 자금경색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일선 창구에서 자금 집행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