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어린 여중생부터 수십 명의 여성들이 실로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함을 느꼈을 이번 사건에 전 국민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생각 없는 젊은 청년의 ‘돈벌이 욕심이 불러 온 성 착취’로 보였던 이번 사건은 그러나 지금까지 끊임없이 재발해 왔던 이 사회 관음증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성산업'의 단상일 뿐 박사방 조주빈과 공범들만의 처벌만으로 이 같은 행태가 완전히 종식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때때로 낯 뜨거운 문구가 시선을 장악하기 일쑤다. ‘오늘 밤, 아내나 애인이 지겹지 않으세요?’ 등 직설적으로 외도를 부추기는 문구까지 등장할 정도.
박사방이 세간에 충격을 안기기 앞서 ‘소라넷’ 사이트가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그 안에 담긴 왜곡된 성문화도 충격이었지만 어마어마한 회원 수에, 나아가 너무도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일반인들도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
지금도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어 한 번 잘못 입력했다가는 수없이 많은 성 관련 동영상과 사진들이 눈앞에 현란하게 펼쳐진다.
유명인의 사생활 영상이라도 유출될 시에는 댓글을 통해 너도나도 보고 싶다며 관련 URL(인터넷 파일 주소) 찾기에 혈안이 되기도 한다. 마치 못 본 사람은 인터넷 정보에 뒤처진 바보가 되는 양.
나쁜 영상을 만든 이는 물론 나쁘지만 보는 이도 역시 나쁘다. 구매자가 없다면 이 땅의 어떤 산업도 뿌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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