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1분기 대구·경북 경기 '큰 폭 악화'
코로나19로 1분기 대구·경북 경기 '큰 폭 악화'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3.3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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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서비스업 등 전업종 타격…경주지진 후 최악
한은 "펜데믹 지속시 경기하방압력 증폭 불가피"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 권역별 경기 동향.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 권역별 경기 동향. (자료=한국은행)

대구·경북 지역 경제가 1분기에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전 업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대경권 경기 악화는 태풍과 경주지진 영향이 있었던 지난 2016년 이후 최악의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펜데믹 상황이 지속할 경우 경기 하방압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15개 지역본부가 기업체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최근 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대경권은 지난 2016년 4/4분기 태풍과 경주지진 영향으로 소폭 악화를 보인 후 집계 이래 처음으로 큰 폭으로 악화됐다. 충청권과 동남권이 소폭 악화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권역도 지역경제가 악화됐다.

대경권은 지난달 신천지 종교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분류됐다. 이후 전염병 확산 공포로 실물 경제가 위축되면서 지역경제도 급속도로 악화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생산은 대경권을 중심으로 전 권역에서 감소했다. 통신장비와 철강, 자동차부품이 주요 생산 업종인 대경권은 세 업종 생산이 모두 줄면서 제조업이 위축됐다. 

수도권과 동남권, 호남권도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정제 등 분야에서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 폭도 줄었다. 특히 대경권과 수도권, 강원권 및 제주권에서 감소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경권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백화점과 전통시장 등 도소매업이 부진했으며, 대면거래 기피로 숙박업과 음식점업, 부동산업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강원권, 제주권도 여행심리 위축으로 축제 등이 취소되고 외국인 내방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여행 관련 숙박업과 음식점업, 도소매업이 부진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도 전 권역에서 감소 추세를 나타낸 가운데, 수도권과 대경권, 제주권 감소폭이 컸다.

수도권은 지난해 말 승용차 개별소비세 감면 기간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나 소비가 감소했다. 대경권은 온라인 생필품 판매가 늘어난 반면, 승용차나 의류 소비가 대폭 줄었다. 제주권은 외식 기피로 소비가 크게 줄었다.

설비투자는 호남권이 석유화학·정제와 철강, 자동차를 중심으로 유일하게 소폭 증가했으며, 나머지 권역은 부진했다.

반대로 건설투자는 호남권과 수도권에서 감소했고, 나머지 권역은 보합 양상을 나타냈다.

수출은 강원권이 의료기기와 화장품 수출 부진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호남권과 수도권, 대경권이 모두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 1~2월 중 월평균 취업자 수는 수도권과 동남권, 호남권 및 강원권에서 증가폭이 확대됐으며, 대경권도 증가로 전환했다. 반면, 충청권과 제주권은 증가폭이 축소됐다.

1~2월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든 권역에서 상승폭이 전분기 대비 확대됐다.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고, 석유류 가격도 유류세 한시 인하 종료 영향으로 올랐다.

월평균 주택매매가격은 강원권과 제주권에서 하락폭이 축소되고, 나머지 권역에서 상승폭이 확대돼 전체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기업자금사정은 수도권과 동남권을 제외하고 전 분기 대비 전 권역에서 악화됐다. 특히, 제조업에서 석유화학과 자동차 분야 악화가 컸으며, 서비스업과 운수업도 자금조달에 영향을 받으면서 타격을 받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될 경우 경기하방압력 증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 권역별 제조업 생산 동향. (자료=한국은행)
지난해 4/4분기와 올해 1/4분기 권역별 제조업 생산 동향. (자료=한국은행)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