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MTS·HTS 전산장애 속출…투자자 불만↑
증권사 MTS·HTS 전산장애 속출…투자자 불만↑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3.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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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폭증에 서버 증설 역부족 '투자자예탁금 사상 최대'
2008년 급락 후 급반등 경험…현 증시 변동 큰 매수 기회
3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39포인트(2.76%) 내린 1670.34로 장을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39포인트(2.76%) 내린 1670.34로 장을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린 개인 투자자가 몰리며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접속 장애가 잇따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들의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지만, 서버를 증설해도 폭증하는 고객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SK증권 등 3월 한 달에만 증권사 6곳의 HTS·MTS에서 개장 직후 접속 장애가 발생하거나, 실시간 잔고 조회 및 거래 체결 등에 지연이 일어났다. 

대다수 시스템들이 접속자 수 폭증으로 인한 서버 마비를 겪었다. 

지난 27일, 신한금융투자 MTS에서는 개장 직후 약 5분간 바이오인증 방식 로그인이 작동하지 않았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2030 세대 고객들이 바이오인증 로그인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며 "다른 로그인 방식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오후 3시10분께부터 MTS와 HTS를 통한 주문량이 몰리면서, 주문 체결 내용이 실시간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도 이날 오전 자사 MTS '나무'에 접속이 몰리며 잔고 확인이 안 되는 오류가 10분가량 발생했다가 이후 복구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유입이 당초 예상보다도 너무 많아, 서버 증설을 하면서 오류 대비를 해도 따라갈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은 지난 2008년을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투의 3월달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는 지난 2월 대비 80%가 증가했다. 지난 2월 역시 1월달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 보다 70% 증가했다. 

삼성증권의 이달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는 10만좌를 돌파했고, NH투자증권도 지난 1월 2만4000건에서 2월달 12만 건, 3월달 21만7000건으로 계좌 개설 건수가 폭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때보다 현재가 훨씬 투자자 유입이 많다"며 "그 당시 지수가 급락한 이후 급반등 했다는 것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현재 증시 변동을 큰 매수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저가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한 투자자예탁금은 26일 기준 사상 최대인 45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판 뒤 찾지 않거나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으로, 향후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으로 분류한다. 이 자금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24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이에 증권사들의 MTS·HTS에 대한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일련의 장애를 줄이기 위해 서버를 증설해야겠지만, 서버 증설 및 관리에 대한 비용이 생각보다 커 신속한 처리가 어렵다"며 "관련 논의를 계속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