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건설이 던진 '돌'…정부는 어떻게 볼까?
[기자수첩] 포스코건설이 던진 '돌'…정부는 어떻게 볼까?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3.30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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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법(敎授法) 중에는 다양한 학습 분야 중 뒤처진 것을 보완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북돋는 방법이 있다.

이는 개인별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방식은 정부가 산업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적절히 활용할 만하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를 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책에 앞서 선도적으로 움직이는 업계에 적극적으로 당근을 던져 줄 필요가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당근을 던져줄 만한 움직임이 있었다. 대형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이 공사를 발주하는 과정에서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건설 분야에서 최저가 낙찰제는 발주자 입장에서 비용 대비 효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그러나 입찰사들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무리한 가격 경쟁을 펼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일단 따내고 보자는 식의 입찰 경쟁은 흔한 말로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도록 했고, 중소건설사는 일을 하면 할수록 재무구조가 열악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자연스럽게 저가 재하도급과 저가 인력 사용 등으로 이어졌고, 부실시공을 초래하기 일쑤였다.

포스코건설은 중소건설사 상생과 시공 품질 향상을 위해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일정 수준 아래로 입찰가는 써낸 업체는 낙찰자로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방식이 회사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더 큰 긍정적 효과를 바라보겠다고 했다.

건설 분야 전문가들은 포스코건설이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건설업계에 가져올 새로운 변화를 기대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고인 물에 작은 돌 하나를 던졌을 뿐이다. 그 돌이 물 아래로 존재감 없이 가라앉을지, 고인 물을 흐르게 하는 파장을 불러올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한 회사의 변화가 건설업 전체의 변화를 불러오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움직임을 기회로 인식하고 꽉 붙들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 민간 영역에서 스스로 개선 움직임이 인 만큼 이런 변화가 일파만파 퍼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돌 하나는 던져졌다. 정부가 그 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건설업계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cdh45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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