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에 지역산업 수출 '타격'…전북 피해 가장 커
'코로나19' 악재에 지역산업 수출 '타격'…전북 피해 가장 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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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2월까지 전국 17개 시·도 수출 증감률 분석
자동차 산업 집중된 전북·경북·대구·부산·광주 취약
반도체 호조 '충청' 선방…장기화 시 불확실성 커져
(제공=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역산업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무역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중 코로나19 악재로 자동차 관련 산업이 집중된 전라북도와 광주, 부산, 대구, 경상북도 등의 수출 감소세가 컸다. 

실제 올 2월까지 수출액을 살펴보면 843억5800만달러(약 103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이 중 전북은 -12.4%를 기록해 하락률이 가장 큰 지역으로 집계됐다. 전북은 올 1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17.5%를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도 -6.3%로 저조했다. 특히 2월 수출은 2016년 4월 이후 가장 저조한 4억6600만달러(약 5685억원)에 그쳤다. 

전북 수출이 부진했던 이유는 2월까지 중국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2%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대(對)중국 수출 감소율(-8.9%)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자동차 수출이 같은 기간 반 토막 난 것이 가장 큰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전북 외에도 자동차와 차 부품 산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들의 수출은 코로나19 악재를 비껴나지 못했다.

부산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최대 수출상대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두 자릿수의 하락세(-11.1%)를 기록했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광주도 1~2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7.7%, 0.3% 줄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70% 가까이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의 1월 수출 감소율은 각각 -19.4%, -15.5%에 달했다. 다만 2월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는데도 대구가 10.2%, 경북은 1.9% 상승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수치상 개선된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2월 조업일수가 길었던 데 따른 반짝 반등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 산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서 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앞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를 주력산업으로 충청권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냈다. 1~2월 대전지역 수출은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31.1% 증가했다. 충북과 충남은 각각 10.4%와 4.2% 상승했고, 세종도 13.4% 확대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점차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경기가 침체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