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 식료품 부담 줄고 '집값 부담'은 확대
지난 40년 식료품 부담 줄고 '집값 부담'은 확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3.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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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GDP 35.5배 오르는 동안 쌀값 3배·강남아파트값 85배↑
지난 4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지난 4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자료=하나금융연구소) 

지난 40년간 국민이 체감하는 식품 가격은 하락한 반면, 서울 주요 지역 집값 부담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35.5배 증가하는 동안 쌀값은 3배 수준으로 비교적 적게 올랐지만,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85배나 뛰었다.

2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1980~2020'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대부분 소비재 명목가격 상승률은 국민 1인당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가격이란 어느 한 시점의 화폐단위로 표시된 재화의 가격을 뜻하는 것으로, 물가 변동 등을 고려해 돈 가치를 특정 시점으로 통일한 실질가격과 차이를 보인다. 

지난 40년간 대부분 식재료 가격은 약 9배 미만 상승한데 반해, 같은 기간 1인당 GDP(국내총생산) 상승 폭은 35.5배(원화 기준)에 달했다. 쌀 가격(4Kg 환산 기준)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 가격(1Kg 환산 기준)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했으며, 콜라와 소주는 각각 4.5배(1.5ℓ 기준)와 5.1배(출고가 기준)씩 가격이 올랐다. 또, 배추(12.5배)와 수박(16.7배), 커피(21배) 등은 타 식재료 품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1인당 GDP가 35배를 넘게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체감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하나금융연구소는 분석했다. 

이어 국산 중형 자동차는 지난 1980년 389만원에서 현재 2390만원으로 6.1배 상승한 반면,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의 명목가격은 각각 45%와 77% 수준까지 내려갔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로 다른 분석 대상 항목들과 대조를 이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구 은마 아파트는 3.3㎡ 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지난 40년간 84배 가량 상승했고,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나 올랐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했음을 계량적으로 확인했다"며 "다만 수치상 평균 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연구소는 국내 물가 관련 공공 데이터와 과거 언론 기사 텍스트 분석을 통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