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 한진칼 주총서 사측과 신경전에 주주 불만
'3자 연합' 한진칼 주총서 사측과 신경전에 주주 불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2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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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 문제 지적…"너무 방만한 것 아닌가"
투표 검표 요원 KCGI 측 추천하는 등 문제제기
참석 주주 "발언 모두 들어주지 말고 진행해 달라"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 전경. (사진=한진그룹)
27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개최된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주총회 전경.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 측은 27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표결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주총장에서 사측과 신경전을 펼쳐 시간이 지체되면서 주주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3자 연합 측은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제7기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 표결에 들어가기 전 경영상 문제를 제기하고, 표결 과정을 문제 삼았다. 이날 한진칼 주총은 의결권 위임장 중 중복된 위임장을 확인하는 절차가 길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개최 시간인 오전 9시보다 3시간가량 늦어진 정오쯤 시작했다.

신민석 KCGI 부대표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상 적자 폭이 2600억원에 이르는데 비상경영 체제도 도입하지 않았고, 4월이 다 돼서야 비상경영을 하는 건 경영자들이 너무 방만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제재가 시작된 지 1년7개월이 됐는데, 여전히 제재가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KCGI는 이날 신 부대표와 이승훈 글로벌부문 대표가 참석했으며, 강성부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3자 연합 측의 발언이 길어지자 주총 의장을 맡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효율적인 주총 진행을 위해 발언 시간을 줄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건설 측 의결권 대리인은 사외이사 표결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주총 시간은 더욱 지체됐다.

반도건설의 또 다른 계열사 반도개발 의결권 대리인은 “주총 시작 시점에 참석자를 확인했는데, 위임장을 확인하느라 3시간가량 지나면서 자리를 떠난 사람도 있다”며 “중간에 자리를 비운 주주를 기권 처리하는 건 상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변호사로부터 도중에 나간 주주들을 기권 처리해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표결을 진행하려 하자 반도개발 측은 “지금 나온 이야기들을 의사록에 반드시 기록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불만을 표시했다.

또 3자 연합 측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 표결 직전 “참석 주주들의 투표 검표 요원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KCGI 측 관계자로 보이는 2명을 검표 요원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이처럼 3자 연합 측이 계속 발언권을 얻으며 이어가자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석 대표에게 “의장님은 발언을 모두 들어주지 말고, 계속 진행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시간 지체에 불만을 터뜨렸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