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풍향계⑪-충남] 백중세 이어갈까… '안정론' vs '심판론'
[총선풍향계⑪-충남] 백중세 이어갈까… '안정론' vs '심판론'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3.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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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정당 사라진 뒤 '진보-보수' 양당구도 견고
현역 대부분 본선행… 천안시장 판세 좌우 '주목'

충남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린다. 전통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강했지만 지역정당이 사라지고 양당구도가 견고해지면서 지난 총선부터 사실상 황금분할을 이루면서다. 

이번 총선에서는 대부분 지역구에서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주자들이 맞붙는다. 

특히 충남 11개 지역구 가운데 2곳을 제외한 지역구에서 현역이 본선에 나서 그들의 '수성' 여부가 주목된다. 

23일 충남 천안시 신부동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및 천안시장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필승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충남 천안시 신부동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및 천안시장 후보 합동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필승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속을 알 수 없는 표심의 향방은?

충남은 과거 보수를 표방한 자유선진당의 기반이 됐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역정당이 사라진 후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드물어 '속을 알 수 없는 표심'이라고도 한다.

충남은 도농(都農) 복합지역으로 산업단지 중심의 젊은 유권자들이 많은 서·북부는 진보색채를 보인다. 

반면 농촌이 많은 남부·내륙 지역은 보수색채가 강하다. 

지역정당이 사라진 뒤에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간 거대 양당 구도가 견고해졌다. 

실제 18대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이 10석 중 8석을 차지한 데 이어 19대에서도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이 각각 4석과 3석을 차지하며 보수 우위 구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6석과 5석씩 나눠가져갔다. 이후 천안갑 재선거에서 민주당이 1석을 가져가면서 민주당 6석, 한국당 5석으로 재편됐다. 

다만 대선과 현 정부에 대한 1차 평가였던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했던 결과를 보였다.

2차 평가나 다름 없는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국정 안정론'이 힘을 받을지, 보수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힘을받을 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오전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등록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오른쪽)와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가 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등록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전 원내대표 vs 전 靑 대변인 '빅매치

특히 이번 충남 선거에서 눈여겨 볼 곳은 공주·부여·청양이다. 이번 총선 최대 빅매치로 꼽힌다. 

통합당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정진석 의원이 현역 자리를 유지하려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공주에서 19대 의원을 지냈던 박수현 전 의원이 나섰다. 

두 사람에게 이번 선거는 '리턴매치'다. 20대 총선은 정 의원(48.12%)이 박 전 의원(44.95%)에 승리를 거뒀다.

JP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며 5선에 도전하는 정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대변인과 문희상 국회의장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며 충청권 진보진영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박 전 의원은 '야당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김근태 전 의원이 단수 공천에 반발해 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하는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부여·청양 선거구에서 당선됐으나 이듬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했었다. 

정 의원과 박 전 의원이 팽팽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이 가세하면 보수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 
 

◇ 곳곳 재대결 '주목'

당진과 보령·서천, 서산·태안도 재대결이 펼쳐지는 곳이다. 

우선 당진은 어기구 민주당 의원에 맞서 김동완 통합당 전 의원이 세 번째 대결을 펼친다. 

유학파 출신 경제 전문가 어 의원과 행정고시 출신의 정책 전문가 김 전 의원은 두번의 선거에서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번 대결에서는 공천 결과에 반발해 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용선 전 당협위원장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령·서천에는 김태흠 통합당 의원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나소열 전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이 나서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지난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50.7%를 득표해 44.7%에 그친 나 전 비서관을 이겼다. 

김 의원은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중앙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낸 점이 강점이다. 

반면 나 전 비서관은 전 서천군수를 지낸 바 있으며, 지난 선거에서 낙선한 뒤 지역구 관리를 잘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서산·태안에서는 성일종 통합당 의원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조한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재대결을 펼친다. 

지난 총선에서는 성 의원이 39.05%를 득표해 37.29%를 얻은 조 전 비서관을 이기며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주목할 점은 당시 자유한국당 경선에서 탈락한 한상율 전 국세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23.65%라는 적지않은 선택을 받았었는데, 당시 한 전 청장의 지지가 어느 후보를 향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4·15총선과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충남지역 예비후보들이 25일 천안 충남도당사에서 합동 출정식을 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오만한 민주당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4·15총선과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충남지역 예비후보들이 25일 천안 충남도당사에서 합동 출정식을 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오만한 민주당을 심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사진=연합뉴스)

 

◇ 충남시장 선거, 판세 좌우할 승부처

한편, 민주당 소속 구본영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죄 당선무효형이 확정으로 이번 총선과 함께 시장 보궐선거도 치러진다. 

천안시장 후보로는 민주당에서는 한태선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이 경선을 거쳐 후보로 나선다.

통합당에서는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상돈 전 의원을 단수로 추천했다.

두 후보 모두 각각 다른 정권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에 외에도 천안시장에 무소속으로 도전하는 출마자는 한승태 한주무역건설 주식회사 대표, 안성원 카이스트총동문회 이사, 전옥균 천안역사문화연구회 기획실장 등 3명이다.

천안시장 선거는 충남지역 총선 판세도 좌우할 최대 승부처로 불리기도 한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