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의류관리기, 유럽시장선 '귀한 몸'
삼성·LG 의류관리기, 유럽시장선 '귀한 몸'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3.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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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판매가 국내 대비 최대 2배↑…영국 명품백화점 입점
삼성전자는 영국 명품 백화점 해로즈와 함께 자사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를 판매 하고 있다.(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영국 명품 백화점 해로즈와 함께 자사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를 판매 하고 있다.(이미지=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이 생산한 의류관리기가 유럽에선 최대 2배 이상의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전사는 국내와 달리 아직 의류관리기 시장 형성 초기인 유럽시장에서 ‘명품 마케팅’으로 입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영국에서 런던의 명품 백화점 ‘해로즈’(Harrods)와 손잡고 자사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를 현지에서 1999파운드(출시 당시 환율 기준 약 3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에어드레서 동급 모델의 국내 판매가는 삼성전자 공식홈페이지 기준 149만~190만원대다. 삼성전자가 영국 에어드레서의 가격을 국내 보다 최대 2배가량 높게 책정한 셈이다.

이달 9일 에어드레서가 출시된 이탈리아 지역을 살펴보면, 이 제품의 국내외 가격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삼성전자 이탈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선 에어드레서를 2499유로(332만원)에 판매 중이다.

영국 내 출시된 삼성 에어드레서와 LG 스타일러의 판매가.
영국 내 출시된 삼성 에어드레서와 LG 스타일러의 판매가.

이는 의류관리기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유럽 지역에서 ‘프리미엄’ 입지를 구축하려는 ‘명품 마케팅’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입점한 해로즈 백화점은 영국 왕실 전용 백화점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의류관리기 시장은 중국 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IT제품(스마트폰, TV 등)과 달리 초기시장을 개척한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선점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국내에선 (의류관리기가) 많이 알려지고 보편화 돼 가격이 안정화 됐다”며 “해외에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으로, 거래선과 유통망 등에선 (에어드레서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 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보다 먼저 의류관리기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도 유럽 내 가격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달 초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 ‘존 루이스’(John Lewis)와 손잡고, 자사 의류관리기 ‘LG 스타일러’를 현지 시장에 선보였다. 독일, 스웨덴 등에 이어 유럽에서 다섯 번째로, 이달 9일부터 지난 20일까지 2주간 ‘존 루이스’ 본사 1층에 LG 스타일러 체험존도 운영했다. LG전자의 스타일러는 다음 달부터 존 루이스 백화점에 정식 입점한다.

이달 9일부터 20일까지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을 운영하는 '존 루이스'의 런던 소재 본사 1층에 열린 LG 스타일러 체험존.(이미지=LG전자)
이달 9일부터 20일까지 영국 프리미엄 백화점을 운영하는 '존 루이스'의 런던 소재 본사 1층에 열린 LG 스타일러 체험존.(이미지=LG전자)

주목되는 건 가격이다. 존 루이스 백화점 홈페이지를 비롯한 영국 온라인 몰에선 LG 스타일러를 1899파운드(출시 당시 환율 기준 288만원)에 판매 중이다. 동급 모델의 국내가가 130만~150만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LG전자도 영국에서 최대 두 배 이상 높게 책정한 셈이다.

특히 먼저 출시한 독일에선 스타일러가 1439유로(19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국 내 LG 스타일러의 판매가는 더욱 높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백화점이란 유통채널에 맞춘 고가 포지셔닝 전략”이라며 “이를 통해 영국  내 전체 생활가전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