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코로나 블루' 극복 힐링 마케팅 강화
호텔업계, '코로나 블루' 극복 힐링 마케팅 강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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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휴식 원하는 집콕족 겨냥…공실률 낮추기 위해 노력
롯데호텔제주의 온수풀 '해온' (제공=호텔롯데)
롯데호텔제주의 온수풀 '해온' (제공=호텔롯데)

호텔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바뀐 생활 패턴에 초점을 맞춰 ‘힐링’과 ‘언택트(Untact, 비대면)’를 강조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집콕(집에 콕 박혀있다는 뜻의 신조어)’ 생활과 ‘코로나 블루(전염병 전파로 사회활동이 위축돼 생기는 우울증세)’를 겪는 소비자를 겨냥해 공실률을 낮추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통 3월부터 봄을 맞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결합)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편이다. 때문에 매년 봄 시즌부터 성수기를 겨냥한 다양한 패키지가 출시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특급호텔은 물론 3~4성급 부티크호텔, 비즈니스호텔 공실률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평균 3~4배 이상 높아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5성급 특급호텔인 그랜드워커힐은 지난 23일부터 한 달간 임시휴장에 들어갔고, 롯데호텔은 임원진들이 3개월간 급여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호텔업계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취소한 이들이나 집콕 생활로 답답함을 느끼는 소비자를 공략하고자 안전한 환경에서 여행 못지않은 힐링을 강조하는 다양한 패키지를 앞세워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객실에서 면역력 증진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최대 100달러(약 12만원) 상당의 호텔 포인트까지 적립 가능한 ‘스테이 앤 모어(Stay & More)’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비교적 부담이 적은 10만원대 후반(롯데호텔서울)부터 20만원대(롯데호텔월드), 40만원대(시그니엘서울) 등 다양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한편, 객실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아침식사와 와인 등 여러 특전을 추가했다. 

롯데호텔제주의 경우 코로나19로 해외 대신 국내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해 ‘제주도 한 주 살기’를 콘셉트로 한 장기투숙 전용 ‘제주 왕 살아봅서’ 상품을 내놓았다. 

제주신라호텔은 ‘웰니스(Wellness, 행복하고 건강한 삶)’를 주제로 사람이 없는 자연에서 활동적인 트래킹과 삼림욕을 하고, 제주 특산물로 만든 건강한 식단으로 원기를 회복하는 ‘신라 포 유 프리미엄’ 패키지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해당 패키지를 이용하는 서울·수도권 소비자를 위해 김포공항 인근 무료주차와 레이트 체크아웃(오후 2시), 세탁서비스 50% 할인 등을 기본 특전으로 제공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호텔 ‘레스케이프’는 싱글족을 겨냥한 1인 전용 ‘러브 미’ 패키지를 운영 중인데, 객실 내 설치된 ‘기가지니’를 통해 인룸 다이닝과 세탁서비스 요청은 물론 안내 데스크를 들리지 않고 체크아웃까지 할 수 있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메이필드 호텔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스트레스 회복 차원의 ‘슬로우 리브 앤 슬로우 라이프(Slow Live & Slow Life)’ 패키지를 기획하고, 객실에서 편안하게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도록 미니바 이용 특가 프로모션을 함께 운영 중이다. 

롯데호텔서울의 드라이브 스루 픽업 예약창. (관련 네이버 예약페이지 갈무리)
롯데호텔서울의 드라이브 스루 픽업 예약창. (관련 네이버 예약페이지 갈무리)

호텔업계는 이와 함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와 언택트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롯데호텔서울은 일식당 모모야마와 베이커리 델리카한스의 도시락·샌드위치 등을 사전 예약할 경우, 매장 방문 없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3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룸서비스 패키지에 대한 호응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상품 판매기간을 4월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호텔 서울드래곤시티는 언택트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호텔 셰프가 직접 튀긴 치킨과 생맥주를 주문 후 픽업해 객실에서 즐기는 ‘메가 치맥 박스’를 출시했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한 국내 소비자를 붙잡고, 객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