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1번으로… 친일 관념 타파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각 정당 비례대표 1번은 당의 핵심 가치와 기조를 대변하는 간판이다. 비례대표 1번은 정당 투표의 간판이라는 상징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신아일보>는 24일 비례 명단 첫 칸에 이름을 올린 인사를 분석해 각 정당이 추구하는 21대 국회를 알아봤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여권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은 비례 1번으로 신현영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를 인선했다.
신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 코로나 대응 TF(태스크포스·특별전담)에서 활약하고 명지병원 코로나19 역학조사팀장을 맡는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즉 범여권은 21대 총선에서 국민생명과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시민당이 신 교수에 대해 "보건·의료 분야 정책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한 게 이를 방증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16년 실시한 20대 총선에선 박경미 당시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를 비례 1번으로 찍었다. 민주당이 교육 분야에 방점을 찍었다는 걸 엿볼 수 있는데, 당시엔 박근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논란이 일던 때다. 이후 20대 의회에 입성한 박경미 의원은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서울 서초구에서 을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했고, 이 지역에서 21대 총선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시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당도 국민생명·안전에 무게를 뒀다. 국민의당 비례 1번은 최연숙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을 내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최근 2주 동안 대구에서 코로나19 봉사활동을 했던 게 동산병원이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비례 1번으로 윤봉길 의사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올렸다. 보수권이 안보·애국 등을 정책 기조 1순위로 여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 보수권을 겨냥한 고질적인 친일 관념을 깨기 위한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앞서 한선교 미래한국 대표 체제에서는 윤 전 관장을 비례대표 당선권 밖인 21번에 배치했으나 신임 원유철 대표 체제 후 1번으로 끌어올렸다.
통합당 전신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송희경 전 KT(한국통신) 기가 IoT(사물인터넷) 사업단장을 비례 1번으로 지정했다. 박근혜 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를 전폭 지원하는 등 과학기술정책에 힘을 쏟았을 때다.
정의당은 비례 1번에 정보통신(IT) 분야 노동자 류호정 씨를 선정했다. 류씨는 게임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하다 권고사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비례 경선에 나서며 "전환의 노동정치를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정의당이 류씨는 1번으로 선택한 건 노동계 개선을 핵심 목표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