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황창규 KT 회장 '글로벌 1등 실현' 당부
떠나는 황창규 KT 회장 '글로벌 1등 실현' 당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3.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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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임식 갖고 임직원들에 소회·당부 말 전달
2014년 취임 후 한 차례 연임…KT CEO 잔혹사 끊어
'Mr. 5G' 찬사 이면엔 '구조조정' 등 비판도
황창규 KT 회장.(이미지=KT)
황창규 KT 회장.(이미지=KT)

황창규 KT 회장은 23일 서울 광화문 KT 이스트 사옥에서 이임식을 갖고 ‘KT를 세계 1등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만난 임직원들에게 “ KT의 미래, 먹거리, 그리고 KT 정신을 제대로 세운 CEO로 기억되고 싶다”며 “지난 6년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준 임직원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받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 지금까지 만들어 온 성과 그 이상을 뛰어넘어 135년 역사의 KT그룹을 글로벌 1등으로 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오전 열린 황 회장의 이임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소수 임직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황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2014년도 입사자 중 10명의 직원들이 대표로 감사패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황 회장은 이임식 종료 후 차기 CEO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 등 핵심 경영진과 오찬을 함께 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기술 총괄 사장,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지낸 인물이다. 삼성전자 사장으로 재직 중인 시절엔 ‘반도체 메모리 용량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4년 1월 KT 회장에 취임 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면서, 6년간 5세대(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에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창규 KT 회장.(이미지=KT)
황창규 KT 회장.(이미지=KT)

황 회장은 2015년 3월 ‘MWC’ 기조연설에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5G의 미래상을 제시한 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들을 처음 선보였다. 작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정기모임에선 ‘KT의 앞선 5G 기술’을 소개하면서 ‘미스터(Mr) 5G’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특히 황 회장은 역대 KT CEO의 연임 잔혹사를 끊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02년 KT의 민영화 후 초대 CEO인 이용경 전 사장은 연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당시 임명된 남중수 전 사장은 연임 시도 후, 이명박 정권 들어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황 회장의 전임인 이석채 전 회장도 연임 후 수백억원 대의 배임의혹, 위성 헐값 매각 등 논란에 휩싸이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다만 황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긍정적인 평가만 받은 건 아니다. 그는 취임 직후 8000여명이 넘는 인원을 해고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해 논란을 낳았다.

또 황 회장의 재임기간인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했고 △2018년 2월엔 KT 강남 IDC(인터넷 데이터센터)에 전력이 끊기며 해당 서버에 입주한 기업들의 사이트가 장시간 마비됐다. 같은 해 11월엔 대규모 통신장애를 일으킨 아현지사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KT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치권과 부적절한 연결고리를 임기 내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는다.

한편 KT는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구현모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