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신학기제’ 현실화?…공론화 나선 교육계
‘9월 신학기제’ 현실화?…공론화 나선 교육계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3.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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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교육감 “위기가 기회, 다만 공감대 필요”
학교 개학이 연기된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 축하 메시지만 덩그러니 써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개학이 연기된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 축하 메시지만 덩그러니 써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며 초·중·고 개학이 4월로 연기된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된 9월 신학기제에 대한 공론화가 교육계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23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9월 신학기제와 관련해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제안한 바 있는 정책 검토·공론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김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 호주 밖에 없다. 코로나19로 개학이 더 늦어진다면 이참에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김경수 경남지사께서 이번 기회에 3월에 시작하는 1학기를 9월로 변경하자는 의견을 말했다”며 현재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이같은 논의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질)학제개편을 위해서는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20여년간 교육계에서는 9월 학기제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었고, 이에 관한 연구도 많았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이럴 때 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두 가지 측면을 들어 9월 학기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첫째,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개학연기로 학습 손실 우려와 둘째, 국제 교육교류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어 “세계는 코로나19의 커다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미국도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4월에 개학할 수 있다 하더라도 학교 교과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5주 동안 휴업한 상황에서 부실하게 교과를 마치고 대학입학을 준비해야 하는 재학생들에게는 어려움이 클 것이다. 모든 학생이 방학 기간을 단축해서 주어진 교과를 다 마친다 해도 학습의 손실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교육감은 “(국제적 교류 차원에서도)그동안 학기가 3월과 9월로 달라 유학생들의 경우 한학기나 1년을 손해 보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교사나 학생들의 국제교류에도 어려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9월 학기제 도입에 대한 논의를 하더라도 “우리 학생들에게 어떤 길이 좋은가를 판단의 기준으로 해야 한다. 사회적인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학생은 물론 교사·학부모의 적극적인 논의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교진 세종 교육감 또한 이 교육감의 게시글에 “동의한다. 세종시교육청도 논의해 보겠다”는 답을 댓글로 대신해 차기 논의될 9월 신학기제 공론화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 교육감이 주장하는 9월 학기제 논의는 갑자기 구상해서 나온 게 아니다. 서울시 교육청과도 협의해 시도교육감 협의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론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월 학기제 도입 논의는 지난 정부들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다만 특정 학년 학생들의 대학입시, 취업 피해우려 등의 이유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추진력을 잃고 현재에 이르렀다. 

특히 2015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학제 개편 비용은 8조에서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