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유지·구태정치"… 공천서 한계 드러낸 정치권
"세력유지·구태정치"… 공천서 한계 드러낸 정치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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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교체율 與 28.5%, 野 43.5%… 친문·친황 대거 공천
청년공천 與 7%, 野 11% 그쳐… '개혁정치' 결국 허언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정치권이 지역구 후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신인 등용은 없고 친문(친문재인)·친황(친황교안) 등 각 당 실세 계파 유지에만 몰두했다는 질타가 나온다.

<신아일보>는 23일 각 당 공천 결과를 분석했다.

◇20대 국회, 역대 최악 오명에도 공천서 생존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현황을 살펴보면 민주당의 현역 의원 생존율은 71.5%에 이른다. 전체 현역 129명 중 93명이 이번 공천에서 살아남았다. 현역 교체율이 28.5%에 그치는 것이다.

공천을 받은 현역 중 74.2%에 달하는 69명은 단수추천을 받았다. 민주당 특별당규 16조 3항에 따르면 현역은 공천 과정에서 경선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번에 경선을 치른 현역은 24명에 불과하다. 특히 '컷오프(공천배제)' 된 현역 18명 가운데 친문 인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청와대 출신 인사 34명 중에선 21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미래통합당은 현역 교체율이 43.5%에 달한다. 전체 의석 124석 중 54명을 교체했다. 다만 황교안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언한 현역 50% 교체는 달성하지 못 했다.

통합당은 특히 이번 공천에서 비박(비박근혜)과 유승민·안철수 계열 인사를 대거 본선으로 올려보냈다. 당내 주류인 친박계를 압박해 자진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냈고, 일부 인사에 대해선 컷오프를 단행하기도 했다. 또 유승민계에선 20여명의 인사가 공천에서 살아남았고, 이른바 '셀프 제명'으로 잡음을 일으킨 안철수계 비례대표 현역에 대해서도 공천을 그대로 확정했다. 황 대표 원내 측근들도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지역구인 서울 성북갑 총선후보 경선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성북구청장 출신인 김영배 후보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공천 무효를 주장하며 농성하고 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지역구인 서울 성북갑 총선후보 경선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성북구청장 출신인 김영배 후보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실 앞에서 공천 무효를 주장하며 농성하고 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후보 평균 연령 55.5세… 청년·여성 공천 '허언'

지역구 253개 중 민주당은 대구 2곳을 제외한 251곳에서 후보자를 냈다. 통합당은 호남 일부 등을 뺀 232곳에서 후보를 확정한 상태다. 이번 총선 지역구 후보는 총 483명에 달한다.

다만 원내 1·2당 후보 평균 연령은 55.5세다. 20대 국회 평균 연령과 같은 수치다. 또 양당의 청년 공천율은 민주당 7%(20명), 통합당 11%(24명)에 그쳤다. 당헌에 명시한 '여성 30% 이상 공천' 규정도 지키지 못했다. 민주당의 여성 공천은 13.%(33명), 통합당은 9.5%(24명)에 머물렀다.

이런 중 여야는 비례대표 구성을 두고도 원내·외에서 갈등을 이어오는 실정이다.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일부는 민주당의 비례대표 배출용 정당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순번과 관련 "민주당 소속 후보를 전면 배치해야 한다"고 몰아쳤다. 이들은 1~10번을 차지할 소수 정당과 시민당이 추천한 후보에 대해선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 후보"라고까지 힐난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영입인재 등을 당선권 순번에서 내치면서 대립각을 세우다 봉합에 나섰다. 미래한국에선 한선교 전 대표가 사임하고 원유철 신임 대표가 부임했지만, 기존 비례 명단 수정에 나서면서 내부 잡음은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대한안마사협회, 한국시각장애인협회 회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사 앞에서 비례대표 3번에 선정됐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후보의 공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안마사협회, 한국시각장애인협회 회원들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미래한국당사 앞에서 비례대표 3번에 선정됐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후보의 공천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