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이사회 의장 선임…책임경영 강화
정의선 부회장, 현대차 이사회 의장 선임…책임경영 강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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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 의장직 이어받아
"업무 집행 효율성 제고 기대"
새 사내이사, 김상현 재경본부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19일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날 정기 주주총회 직후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를 맡으며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위기 우려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 등 경영환경에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사회 안건과 운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업무 집행의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미등기 임원이 됐다. 정 회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임기가 16일 만료됐다. 다만,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 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유지한다.

이날 현대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이원희 사장 주관으로 제52회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오전 9시부터 약 40분간 개최된 주총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약 140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주총이 열린 대강당은 800석 규모인 점을 고려하면 약 17.5%의 좌석만 채워진 셈이다.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제52회 현대자동차 정기 주주총회. (사진=현대자동차)
19일 오전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제52회 현대자동차 정기 주주총회. (사진=현대자동차)

이날 주총에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모든 안건이 통과됐다.

현대차의 새로운 사내이사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재경본부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가 재선임됐다.

앞서 해외 연기금은 최은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6곳 중 5곳이, 김상현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6곳이 4곳이 반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사 보수한도는 135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집행실적은 116억원이다. 배당금은 기말 3000원으로 결정했다. 중간 1000원을 포함하면 연 4000원이다.

현대차는 이날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변경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정의선 수석ㅂ회장이 시무식을 처음 주재하며,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한 후 이에 맞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개인용 비행체(PAV), 신에너지 분야 등 미래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는 지난해 첫 100조원 매출 달성과 전년 대비 영업이익 49% 증가라는 성과를 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업 난항이 예상된다.

이원희 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자동차 산업도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부진이 지속하면서 전반적인 산업수요 감소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환경 규제가 본격적으로 심화하고, 미래 자동차 기술과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현대차 주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디 잘 대응해서 실적 개선하길 바란다”, “2025 전력과 연계해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길 바란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배당정책을 더욱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