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출마, 영구제명·복당불허" 겁박… 철퇴일까 솜방망일까
"무소속 출마, 영구제명·복당불허" 겁박… 철퇴일까 솜방망일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1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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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영구제명"… 오제세·민병두 등 무소속 출마 속출
이석연 "복당불허 건의할 것"… 홍준표 "왈가왈부 가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자 각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영구제명·복당불허 등의 엄포를 내놓고 있다. 다만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이들에게 겁박은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4선 오제세 의원은 19일 "16년간의 의정활동과 충북 청주 서원구 발전을 위한 꿈을 공천배제(컷오프)라는 불명예로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나갈 것을 예고했다.

오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 내 '계파 정치'를 지적하며 "공천 잘못의 책임은 전적으로 당에 있으며, 국민으로부터 심판 받아야 한다"며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인 계파 정치의 소산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제명'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오 의원은 물론 3선 민병두 의원과 6선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민주당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상태다. 특히 이 대표의 엄포에 대해선 본인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집권여당 대표직까지 오른 것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며 비난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인 이석연 부위원장(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공천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다가오는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인 이석연 부위원장(왼쪽)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공천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다가오는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에선 이석연 공관위 부위원장이 무소속 출마한 인사에 대해선 '복당불허'를 당 지도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도 "탈당과 무소속 출마는 여당과 정권에 승리를 바칠 뿐"이라며 단일대오를 강조했지만, 후보들은 아랑곳 않고 있다.

컷오프 뒤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 부위원장 발언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분수를 넘는 월권일 뿐 아니라, 공천을 막천으로 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이 그런 당내 문제조차 왈가왈부하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이날을 기준으로 통합당 현역 의원과 중량급 인사 중 공천 탈락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윤상현·권성동·곽대훈·정태옥 의원 등이다. 이들은 현역 중에서도 입지가 큰 인사로 알려져 있어 선거 후 통합당이 실제 복당을 불허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