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물론 새 전염병도 ‘15분 안에’ 진단한다
코로나19는 물론 새 전염병도 ‘15분 안에’ 진단한다
  • 배달형 기자
  • 승인 2020.03.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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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장승기 교수팀, 압타머 이용 바이러스 감염 신속 진단기술 개발
코로나19 진단법 개발 시작...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
(사진=포스텍)
(사진=포스텍)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위협하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플루 이후 11년만에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처럼 전염성이 높고 치명적인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하면 바이러스의 감염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감염자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분리하는 등 방역 조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것이다.

포스텍연구팀이 ‘분자집게(molecular capture)’의 일종인 압타머(핵산물질)를 이용해 15분 만에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신종 바이러스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 방식은 검진뿐만 아니라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포스텍 생명과학과 장승기 교수, 권준영 박사 그리고 나라얀(Narayan)박사 연구팀은 ㈜압타머사이언스와 함께 새로운 압타머(aptamer) 발굴방법(viro-SELEX)을 개발하고, viro-SELEX를 이용하여 높은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로 15분 이내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신속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관련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바이오메디컬 나노테크놀로지(Journal of Biomedical Nanotechnology)’와 ’Analyst (영국 왕립화학회지)‘에 잇달아 게재됐다.

바이러스 진단검사법에는 분자진단법, 항원/항체법, 세포배양법이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코로나19 진단법은 분자진단법인데, 민감도가 매우 높지만 검체를 전문 분석기관에 보내 분석해야 하고 6시간 이상의 분석시간이 걸리며 비용도 상당히 높다.

세포배양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2~4주) 대용량 검사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아직 항원/항체를 이용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단법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안타깝게도, 아직 코로나19의 경우 검체를 채취한 현장에서 바로 진단하는 실시간 진단법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연구팀은 막단백질을 따로 분리 정제하는 대신에, 배큘로 바이러스(baculovirus)*2를 재조합하여 이 바이러스의 외피에 표적 단백질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재조합된 바이러스를 분리 정제하여 SELEX에 사용하는 ‘바이로-셀렉스(viro-SELEX)’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HA)에 작용하는 새로운 압타머를 발굴해냈다.

또한, 표적 단백질(HA)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압타머 쌍을 이용하여 임신 진단 키트처럼 색깔의 변화만으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하다.

장승기 교수는 “새로 개발한 viro-SELEX 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피 단백질(spike protein)에 높은 특이도와 결합력을 가진 압타머를 발굴할 수 있다”며 “이 압타머들을 이용하여 신속진단 키트를 곧바로 만들 수 있으며, 발굴한 압타머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외피 단백질에 결합하면 바이러스가 건강한 세포로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이처럼 압타머를 이용하면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연구팀은 코로나19를 배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는 한국화학연구소, 세계 최초로 국가공인(KFDA 승인)된 압타머를 이용한 진단법(폐암)을 개발한 ㈜압타머사이언스와 공동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진단법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코로나19는 물론 사스, 메르스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진단 및 치료제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신아일보] 포항/배달형 기자

bdh25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