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무소속 연대' 조짐… 비박, 친박연대 재현하나
TK '무소속 연대' 조짐… 비박, 친박연대 재현하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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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내 공천 반발 속출… 영동-영남 '무소속 연대' 가능성↑
친박연대, 18대 총선 공천학살에도 40명 생존… 이변 또 나오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오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인의 시비 앞에서 오는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결과에 반발한 일부 후보자가 무소속 출마로 기조를 바꾸고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에선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무소속 출마가 확산하고 있어 18대 총선 당시 친박연대를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 불복과 무소속 출마는 분열과 패배의 씨앗이 된다"며 "정권 심판을 위한 염원을 저버리지 말고, 받들 것을 국민을 대신해 요청한다"고 밝혔다.

현재 통합당에선 '컷오프(공천배제)' 된 일부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필두로 한 '무소속 연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TK 현역 중 6명이 공천에서 탈락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언했고, 곽대훈·정태옥·백승주 의원도 조만간 무소속 상태로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PK(부산·울산·경남)에선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에 이어 이주영 국회부의장과 김재경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나온다. 또 강원에선 권성동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영동과 영남을 잇는 무소속 전선 구축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이런 실정을 고려하면 이명박 정부 당시 열렸던 2008년 18대 총선 때처럼 제2의 친박연대가 만들어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김태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산청·함양·거창·합천선거구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거창군 대동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산청·함양·거창·합천선거구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거창군 대동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시 한나라당은 친박계(친박근혜계) 인사를 대거 공천에서 배제했고, 이른바 '공천 학살'로 살아남지 못한 일부 인사는 친박연대를 구성해 합류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총선에 돌입했다. 한나라당은 총선 전 최대 200석까지 내다보며 압승을 예상했지만, 친박연대가 예측 범위를 뛰어넘는 전체 14석을 가져갔다. TK 지역에서도 무소속 후보자가 7명이나 당선하면서 한나라당은 전체 153석으로 과반 의석을 겨우 획득했다. 영남권 의석 손실이 컸던 탓이다.

친박연대는 이념이나 정책이 아닌 '개인 숭상을 위해 만든 당'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한나라당에서 공천을 받고 본선에서 생존한 친박계 10여명과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박 무소속 연대'까지 더하면 40여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만들어냈다.

이번 총선의 경우 현재 공천 받은 인사는 차기 국회에 입성하면 친황계(친황교안계)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TK 총선 대결 구도는 친황계 대 비박계·친박계·친이계(친이명박계)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