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악재에 쪼그라든 '신동빈 맥주'…점유율 17% 달성 '난망'
잇단 악재에 쪼그라든 '신동빈 맥주'…점유율 17% 달성 '난망'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18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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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피츠 일본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로 3%대 그쳐
가격인하·전지현 마케팅 힘 못쓰고, 신제품 등 반등 여력 부족
서울 모 대형마트의 롯데 클라우드와 피츠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모 대형마트의 롯데 클라우드와 피츠 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사업이 신통치 않다. ‘신동빈 맥주’로 야심차게 내놨던 ‘클라우드’에 이어 ‘피츠’는 경쟁 브랜드에 밀려 뒤쳐진데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악재가 반등 여지를 옥죄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당초 목표한 ‘2020년 맥주시장 점유율 17%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와 닐슨코리아 등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롯데칠성(당시 롯데주류)은 맥주시장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2014년 프리미엄 맥주시장을 겨냥한 ‘클라우드’에 이어 2017년 오비맥주 ‘카스’와 하이트진로 ‘하이트’의 대항마로 ‘피츠 슈퍼클리어’를 잇달아 내놨지만, 맥주시장 점유율은 제조사 기준 2018년 6.1%대에서 지난해 4.3%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올 1월에는 3%대까지 떨어졌다. 

브랜드별 지난해 맥주 소매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도 오비 카스가 36%로 가장 높았고,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11.6%), 하이트(7.3%), 테라(7.2%)가 뒤를 이었으면, 롯데의 클라우드와 피츠는 각각 2.1%, 1.5%에 그쳤다. 롯데 클라우드와 피츠는 수입맥주인 칭타오(3.2%), 하이네켄(3.0%)보다 뒤처졌다.

롯데 맥주사업의 부진은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매운동 불똥이 롯데로 튀면서 맥주를 비롯한 롯데 주류상품은 일본제품이라는 오해를 샀다. 롯데칠성은 허위사실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 관련 유포에 강경 대응한다고 밝혔지만, 이미 일본 이슈에 큰 타격을 입은 뒤였다. 

실제 지난해 롯데 맥주사업 상반기 실적은 7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가량 성장했으나, 수출규제에 따른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하반기 들어 매출은 반 토막 났다. 그 결과, 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30%가량 급감한 1130억원(잠정치)에 그쳤다.

롯데칠성은 일본 불매운동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맥주실적 개선 차원에서 지난해 말부터 클라우드 맥주 첫 모델이었던 배우 ‘전지현’을 재기용해 TV광고 등 마케팅에 본격 돌입했다. 

올해에는 맥주 과세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용량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로 전환되는 점을 감안해, 클라우드와 피츠 출고가(캔 기준)를 각각 16.8%, 13.2% 인하했다.

클라우드 맥주 광고. (제공=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맥주 광고. (제공=롯데칠성음료)

하지만 롯데칠성은 이러한 마케팅 효과를 제대로 보기 전에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주류시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회식이 줄어들면서 외식산업과 함께 직격탄을 맞았다. 일각에서는 홈(Home)술·혼술(혼자 마시는 술) 소비는 상대적으로 낫지만, 가정용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롯데는 역부족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정용 시장은 카스 입지가 워낙 견고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테라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소비층이 좁은 클라우드와 피츠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롯데칠성은 맥주 신제품 출시 등 새롭게 변화를 줄 만한 사업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 롯데그룹 인사를 통해 주류부문 대표 자리도 없애면서, 이전보다 주류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어려운 형국이다. 

증권가는 이런 점들을 감안해 올해 롯데 맥주부문 실적을 전년보다 더욱 악화된 700억원대로 예측했다. 이를 두고 롯데칠성이 당초 목표한 2020년 맥주시장 점유율 17% 달성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17% 달성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코로나19 등 대외적인 악재로 소비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올해는 일본 불매와 코로나19 등으로 잃어버린 매출을 원상 복구하는데 무게를 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