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보험업계…IFRS17 도입 '1년 연기'
한숨 돌린 보험업계…IFRS17 도입 '1년 연기'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3.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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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위, 2022년서 2023년으로 시기 조정
건정성 지표 위기 보험사들, 자본확충 시간 벌어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해 오는 2023년으로 조정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건전성 지표 하락을 우려했던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1년 더 벌 수 있게 됐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이하 IASB)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하 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하는 안건을 IASB 위원 14명 중 1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IFRS17 도입 시기가 기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미뤄졌다. IASB는 IFRS17 보험계약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오는 6월 말 공표할 예정이다.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서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게 됐다. 

IFRS17은 보험사가 상품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부채로 봤을 때,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보험사 부채비율을 높이게 되고, 건전성 평가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낮출 수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이 지표를 지켜내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 

실제,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 자본확충을 단행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연말까지 메리츠종금증권을 통해 8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3500억원가량 자금을 끌어온 데 이어 지난달 2500억원 규모 공모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확충 문제나 시스템 개발, 인력 등과 같은 곳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1년 연기되면서 시간을 벌었다"며 "국내 보험사의 경우 도입 시기에 맞춰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현재 금리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