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이탈리아…‘30분에 1명씩 사망’
참혹한 이탈리아…‘30분에 1명씩 사망’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3.18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안실 태부족 일부 시신 성당에 안치
이탈리아 로마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를 폐쇄한 이후 12일(현지시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주변이 썰렁하다. (사진=EPA/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관광명소인 트레비 분수를 폐쇄한 이후 12일(현지시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주변이 썰렁하다. (사진=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주도 베르가모가 참혹한 현실에 처해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선 일주일 새 38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일간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연합뉴스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루 평균 55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30분당 1명 꼴로 사망한 수치다. 이로인해 병원 영안실이 태부족으로 일부 시신은 성당에 안치돼 있을 정도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코로나19 사망 환자의 시신으로 현지 화장장은 24시간 가동 중이다. 

베르가모의 참혹한 현실은 지역 신문의 부고면을 봐도 알 수 있다. 지역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는 평소 1~2페이지에 불과했던 부고 면이 무려 10페이지로 폭증했다.  

베르가모의 병원 4곳 가운데 3곳은 밀려드는 코로나19 환자로 인해 전용 병동이 됐다. 이 곳은 출입통제가 엄격해 사실상 격리 병동으로 가동 중이다. 

베르가모 소재 한 병원 응급실 총괄 의사는 “중환자를 돌본 35년 동안 이러한 참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전국에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때문에 중환자가 임종을 맞을 때도 가족 및 친지와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 채 쓸쓸히 눈을 감는 경우가 많다. 

사망 전 간호사가 환자 입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고 작별 인사를 전하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장기화로 접어들자 의료진도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더욱이 병상 및 장비 부족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 의료진 중 8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됐다. 

베르가모 소재 한 병원 의사는 “베르가모와 중국 우한은 전 세계의 실험실이 됐다”며 “사람들이 우리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경험한 것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