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정기주총 임박…女사외이사·오너 연임 주목
금융권 정기주총 임박…女사외이사·오너 연임 주목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3.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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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비 서면·대리 의결 장려…전자투표제 도입
KB·신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윤재원 홍대 교수 추천
우리금융지주, 'DLF 중징계' 손태승 회장 재선임 가닥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본점. (사진=신아일보DB, 농협은행 제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본점. (사진=신아일보DB, 농협은행 제공)

오는 20일부터 금융지주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차례로 이어진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서면 투표나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를 장려하고, 일부 지주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눈길을 끈다. 또,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서는 여성 사외이사 후보가 물망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DLF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채용 비리 1심 판결을 끝낸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 오너 연임 여부도 핵심 안건으로 입에 오르내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0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KB금융지주는 코로나19로 인한 전자투표는 진행하지 않지만, 회의장에 열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존에 실시하던 서면투표를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를 임기 2년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특히 권선주 후보는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으로, 은행 경영 현안을 꿰뚫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권 이사가 선임되면 기존의 최명희 위원과 함께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2명이 동시 재임하는 사례가 된다.

또, KB금융지주는 이사회 전원으로 구성되는 ESG경영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하나금융지주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 활용을 권장하고, 열 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이 의심되면 출입을 제한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선임되는 사외이사 8명은 전원 재선임이어서 신규 인사는 없다.

앞서 하나은행 이사회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던 남기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준비단장은 논란이 일자 사외이사직을 맡지 않겠다고 해 일단락됐다.

오는 25일 정기주총이 예정된 우리금융지주는 DLF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핵심 안건이다. 현재 손 회장은 금융감독원의 문책경고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또, 첨문악과 김홍태 사외이사가 새롭게 추천됐으며, 손 회장 부재에 대비해 이원덕 우리금융 부사장도 사내이사 후보에 올랐다. 

우리금융지주는 계열사에 대한 실효적 통제 수단이 되는 컨트롤타워 역할의 내부통제관리위원회를 신설해 DLF사태와 같은 소비자 피해 재발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회사측 내부 인사 참석을 최소화하고, 개인주주는 대리 표결 의사 표시가 가능토록 조치했다. 주총장은 사전 방역을 실시하고 열 감지 카메라와 손 소독제를 비치한다.

오는 26일 정기주총을 실시하는 신한금융지주는 지주회사 중에서 최초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할 계획이다. 또,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하고, 열 화상 카메라와 디지털 온도계를 구비해 총회 입장 시 출입을 엄격히 제한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에 윤재원 홍익대 교수와 진현덕 페도라 대표이사, 총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새롭게 추천했다. 

윤재원 후보자는 1970년 생으로 가장 젊은 축에 속하며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윤 후보자가 선임되면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최초로 여성 이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와 함께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회장 연임 건도 확정짓는다. 조 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재판 1심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사실상 연임이 결정됐다.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농협금융지주는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없으며, 이대훈 은행장 사임 이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승인된 손병환 부사장 선임 건이 오는 24일 열리는 농협은행 임시주총에서 결의될 예정이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