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4월6일로 개학 연기… 수능 연기는 보류
전국 초·중·고 4월6일로 개학 연기… 수능 연기는 보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3.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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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하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학 연기 관련 브리핑하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전국 초.중.고교 개학일이 4월6일로 연기됐다. 세 번째 연기다.

17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국 학교 개학을 4월6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앞서 3월2일 개학을 3월9일로, 3월9일에서 3월23일로 두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교육계에서는 개학일을 더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교육부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날 세 번째 연기를 확정 짓게 됐다.

교육부 측은 “질병관리본부 등 전문가들이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할 경우 가정과 사회까지 확산할 위험성이 높으므로 안전한 개학을 위해서는 현시점으로부터 최소 2, 3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당초 3월2일 예정된 개학일은 5주일 미뤄진 셈이 됐다. 4월 개학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개학 연기로 각급 학교 학사일정이 전면 조정될 예정이다. 개학이 늦어지면서 총 25일만큼의 수업 일은 휴업일로 바뀐다. 휴업일이 15일을 넘어서게 됨에 따라 이제부터는 학교장이 재량으로 연간 수업일수를 법정 최소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의 10% 범위에서 감축할 수 있다.

개학 연기로 휴업하는 일수인 10일 치를 학교장 권한으로 법정 수업일수에서 감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업일수에 비례한 수업시수(이수단위)도 감축할 수 있게 된다. 고교생의 경우 3년간 총 204단위(1단위는 50분짜리 수업 17회)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어 68단위의 수업을 듣는다.

교육계에서는 이수단위는 줄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일수가 줄면 하루에 들어야 하는 수업량이 증가한다는 우려에 그간 수업일수와 이수단위를 함께 줄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날 교육부가 수업일수와 이수단위도 줄일 수 있게 허용한다고 밝힌 데 따라 이런 우려는 덜게 됐다.

한 학기에 두 번 치러지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의 경우 한 번 만 치르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중·고교는 보통 3월 초 개학 후 중간고사를 4월 말께 치른다. 하지만 개학이 4월로 연기됨에 따라 학습량 부족으로 4월 말 중간고사를 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중간고사를 수업 중 수행평가 등 과정중심평가로 대체할 것을 일선 학교에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각 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수업 손실 없이 학생평가를 실시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세간의 관심을 모은 대학입시 일정 연기에 대해서는 입장 발표를 보류했다. 교육부가 학교 개학을 4월로 연기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퍼지자 교육계 일각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일정도 연기될 수 있음을 점쳤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날 수능과 수시·정시모집 등 입시 일정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을 보면서 추후 결정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빠른 시일 내 코로나19가 종식된다면 수능일을 굳이 연기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교육부의 입장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개학을 또 연기하거나 일부 지역만 개학을 추가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기 때문에 지금 당장 수능과 관련한 일정 조정은 확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해 대입 일정의 출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수시모집 일정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마감일 확정 등 학교 일정과 맞물려 조정돼야 한다. 때문에 앞으로 코로나19 상황과 학교 개학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수능일을 논하는 건 힘들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측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학생부 마감일과 수시모집 일정만 조정할지, 수능과 정시모집 일정까지 조정할지 등을 더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날 개학을 4월6일로 연기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일정 변화의 여지는 남겨져 있다. 개학이 앞당겨 질 수 있고 또 연기 될 수도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학사, 수능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 관계자들은 이를 감안해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