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화물기로 변신…발상의 전환
대한항공 여객기, 화물기로 변신…발상의 전환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3.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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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노선에 여객기 투입…21일부터 칭다오도 적용
조원태 회장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 강조
대한항공이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투입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수출입 기업의 경제활동을 돕는 동시에 비용절감에 나섰다.(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투입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수출입 기업의 경제활동을 돕는 동시에 비용절감에 나섰다.(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운항이 중단된 노선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입 기업의 원활한 경제활동 지원은 물론, 공항 주기료 감면 등 비용점감을 꾀하겠단 취지다.

대한항공은 지난 13일부터 베트남 호찌민 노선에 20여톤(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는 A330-300 여객기를 투입했다고 15일 밝혔다.

호찌민 노선은 베트남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이달 3일부터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한항공은 운휴 중인 여객기를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긴급 물량과 한국발 농산물 등의 화물을 수송에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또 이달 21일부터 중국 칭다오에도 여객기를 투입해 화물을 수송하는 등 대상 지역과 품목을 늘릴 예정이다. 중국 칭다오의 여객기 운항은 지난달 25일부터 중단돼 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려는 발상의 전환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항공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 증가로 한국발 승객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면서 13일 기준 총 124개 노선 중 89개의 운항을 중단했다. 운항 중인 노선의 횟수도 수요 감소로 평소 대비 86% 줄었다.

여객기 운항의 감소는 이를 통한 화물 수송 감소로까지 이어졌다.

조 회장은 이에 최근 진행된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주기료 등 비용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앞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 근무 당시에도 미국발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한국발 수요가 대폭 감소하자, 인천을 거쳐 제3국으로 여행하는 환승 수요를 대폭 유치해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가 적자를 기록했을 때 1334억원의 영업흑자를 내기도 했다.

조 회장은 “미국에 의해 대서양 하늘길이 막힌 상황으로 여객과 화물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