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월 개학' 무게… "3차 연기 검토 중"
사상 첫 '4월 개학' 무게… "3차 연기 검토 중"
  • 박선하 기자
  • 승인 2020.03.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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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개학 연기하라" 목소리… '집단감염' 우려
3차 연기시 학사일정 차질… 입시 재조정 가능성
학교 개학이 연기된 서울 세명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 축하 메시지만 덩그러니 써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교 개학이 연기된 서울 세명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입학 축하 메시지만 덩그러니 써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상 첫 '4월 개학'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 발생하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더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도권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절반가량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 지역인 데다 주요 기관과 시설이 몰려 있어 자칫 대구에서와 같은 '슈퍼 전파'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현장에서도 추가 연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개학했다가 학교를 통해 감염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학교는 학생들이 종일 붙어서 생활하고 급식을 함께 먹는 만큼,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교실에 확진자가 1명만 있어도 집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개학을 추가로 연기해줄 것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개학을 추가로 연기할 경우 생기는 학사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부담이다.

이미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을 두 번에 걸쳐 3주 미룬 상태다. 전국 학교 개학은 이달 2일에서 9일로 1주일 연기된 뒤 다시 23일로 2주일 더 미뤄졌다.

이때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020학년도 신학기 학사운영 방안'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교들은 수업일수를 감축하는 대신에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줄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학이 추가 연기되면 대부분의 학교가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를 10% 범위에서 감축해야 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 입장에서는 미리 짜두었던 한해 수업 계획을 다시 짜야하고, 학생들도 정해진 학습량을 짧은 시간에 배워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수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입시 전반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일각에선 학교급별로 순차적으로 개학을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먼저 개학한 학급 역시 감염병 취약 우려를 비켜갈 수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교육부는 여러 상황을 고려해 개학 연기를 신중히 고민해 이번 주 중에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교육부는 "추가적인 개학 연기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보건당국, 감염병 예방 전문가 등과 협의하면서 시도교육감, 교육 현장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