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코로나19, 세계 에너지 시장 전반적 충격"
美 CSIS "코로나19, 세계 에너지 시장 전반적 충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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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분석 보고서
"경기 회복 이후에도 원유 가격 반등 어려울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원유·가스 수요 하락으로 이어져 세계 에너지 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에너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에너지 분야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에너지와 기후변화 분야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CSIS의 석유전문가인 프랭크 베라스트로 수석부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이용을 비롯한 경제활동 감소와 정유공장 폐쇄 등 생산 활동 제한으로 원유 수요가 종전 전망치의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 가격 반등은 시장 상황이 회복된 이후에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사라 에머슨 연구원은 “중국의 강도 높은 격리 조치로 세계 제조 공급망이 중단돼 나프타(납사)와 경유 등 산업용 석유제품 수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약 120만배럴로 증가하고, 이 중 약 45만배럴이 중국 수요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로서는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나프타,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거래가 저조한 중국에서 석유 수요 증가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그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석유 수요의 성장세가 낮아져 현재 글로벌 석유 수요는 하루 40만∼50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다수의 전문가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할수록 석유 수요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니코스 사포스 연구원은 “전 세계 가스 수요가 중국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해 가격도 급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지표인 JKM은 44% 급락했고, 북미 셰일가스 지표인 헨리허브 가격도 22% 떨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유럽의 가스 저장시설이 평소 40% 채워졌던 재고가 현재 60% 수준으로 올랐으며, 미국의 가스 시설 저장량 수준도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가스 가격 하락에 따라 기존에 높은 가격으로 LNG 계약을 체결한 구매자들이 재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LNG 가격이 유가와 연동되는 ‘석유 지수 가격모델’을 적용하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하면 유가와 별도로 LNG 가격이 결정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