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로 4월 반짝 증가 후 5월부터 위축 전망
주택 분양시장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계획된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약 37%만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리스크 확대로 주택사업자들이 계획했던 일정을 대거 뒤로 미뤘기 때문인데, 이달에도 계획 물량 자체는 작년 동월보다 2.3배 수준으로 많지만 실제 분양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유예 마지막 달인 4월에 실제 분양이 반짝 증가한 후 5월부터는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계획된 일반 분양 아파트는 총 2만5308가구(임대 제외)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분양 실적 1만821가구의 2.3배 수준이다. 애초 지난달로 계획됐던 물량 중 상당수 분양 일정이 이월되면서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이 크게 늘었다.
부동산인포가 지난달 초 조사한 2월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만3789가구였지만, 이 중 실제 분양한 아파트는 5064가구에 불과하다. 업계가 계획했던 물량의 36.7%밖에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와 총선 등 분양 시장에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A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있어서 적정 분양 시점을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또 총선으로 어수선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건설사 및 분양관계자들 대부분이 예비청약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자체들도 분양승인에 대해 신중해 하는 등 일정이 순연된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본격적인 봄 분양 성수기에 접어드는 3월에도 계획된 물량이 정상적으로 시장에 풀리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 마지막 달인 4월에는 실제 분양되는 물량이 상당 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영향권에 드는 주택사업자들이 4월에는 분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4월에 총선이 있긴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이슈가 더 큰 만큼 총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실장은 "5월부터는 사업자들이 굳이 서둘러서 분양할 필요가 없고, 시장에 전체적으로 규제가 많아 활발한 분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주산연이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달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4.7로 전월 전망치 대비 7.7p 낮았다. 또, 사업자들의 분양 경기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국 평균 전망치는 기준선 100에 훨씬 못 미치는 66.7로 나타났다.
주산연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주택건설사들이 견본주택 개관을 연기·취소하는 등 분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