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에 속수무책 보험사...영업채널 다양화 필요
[기자수첩] 코로나19에 속수무책 보험사...영업채널 다양화 필요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3.11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도 두 달이 가까워 온다. 지난달 중순부터 확진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악영향이 나타나는 등 실물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보험업계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할 순 없었다.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접촉 자체를 피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험상품 대면영업 채널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 대면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손해보험사 전체 영업채널 중 대면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며, 생명보험사의 경우 무려 98%에 달한다. 대면영업에 편중된 보험사 영업구조가 코로나19로 인해 더 도드라져 보인다.

보험사들이 비대면영업에 아예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보험사들은 비대면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인터넷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보장범위를 축소하고 보험료를 저렴하게 설계한 온라인 채널 전용 상품인 미니보험을 출시하는 등의 시도가 그것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보험상품은 주계약을 포함해 수많은 특약으로 이뤄져 있어, 일반인이 온전히 상품구조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은 보험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는 설계사를 통한 가입을 선호하고 있다.

또, 보험을 필요로 하는 주된 수요층이 아직 온라인 이용에 서툴다는 것도 영향이 있다. 보험상품 자체가 질병이나 사고 등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보단 나이가 있는 사람들의 수요가 더 크다. 특히,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대면채널 선호에 따른 비대면채널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도 대면영업에 집중된 영업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보험사들의 미래는 밝지 않다. 코로나19와 비슷한 상황이 두 번 다시 오지 말란 법이 없으며, 미래 주 고객층이 될 젊은 세대들은 누군가와 직접 만나는 것보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50대 이상의 보험가입률은 90%에 달한다. 이미 절대다수의 사람이 보험에 가입했다는 뜻이다. 결국, 보험사들이 계속해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젊은 세대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설계사를 두고 영업하는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는 대면영업 만큼 비대면영업에도 신경을 써야만 할 것이다.

보험사가 미래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비대면영업 활성화를 위한 고민을 멈춰선 안 된다. 유수불부(流水不腐),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사자성어를 기억해야 한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