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중심 경영체제 반드시 필요"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중심 경영체제 반드시 필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1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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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 공세 대응…"투기 세력 야욕 심각한 위협"
"조현아 주주연합 사내·외이사 후보 입김에 휘둘려서야"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 사옥. (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조원태 회장을 중심의 현재 전문경영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의 ‘조원태 회장 퇴진’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 그리고 한진그룹이 현 위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류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가진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이날 기준으로 여객 노선 124개 중 89개 노선을 운휴 조치하는 등 80% 이상의 항공편을 운항 중단해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하루라도 빨리 소모적인 싸움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의 대동맥인 항공 산업을 살려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며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명분도 던져버리는 사모펀드, 업종과 상관없는 투자로 회사를 흔들어대는 투기 세력의 야욕은 그룹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걸린 오는 27일 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3자 연합 측으로부터 조 회장의 퇴진 요구 공세를 받고 있다.

3자 연합은 앞서 지난 4일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기한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두고 조 회장과 연관됐을 것이란 주장을 인용해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이들 연합은 조 회장 측이 과거 일감몰아주기로 검찰에 고발된 점을 겨냥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입장문에서 이미 전문경영인체제를 구축했으며, 투기 자본이 아닌 위기 극복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내세운 사내·외이사의 면면을 보면, 과연 조현아 주주연합이 ‘전문경영인’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조현아 주주연합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인물들만 후보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경영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던 조현아 주주연합의 진의도 심히 의심스럽다”고 일갈했다.

한진그룹은 또 한진칼이 내세운 이사 후보가 3자 연합의 이사 후보군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한진칼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을 지낸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등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의 사외이사 후보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 등 기업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이며, 사내이사 후보는 항공업계 위기를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수송 물류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산업의 필수인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하루아침에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항공 산업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 맡을 수 있는 자리 자체가 아니다”고 3자 연합을 겨냥해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한진그룹의 주력 산업인 항공 산업의 경우 인력, 조직, 제도, 장비, 시스템 등의 복잡다단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연계도 있어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경영진의 폭넓은 경험은 위기 타개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에 대해선 “17년간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정보통신기술(IT), 자재 등 대한항공 핵심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라며 “대한항공이 생존을 위해 반드시 헤쳐나가야 할 ‘코로나19 위기’를 가장 잘 극복할 수 있는 경영자라는 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