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분양사업 기대심리 '냉각'…봄 성수기 무색
코로나19 사태에 분양사업 기대심리 '냉각'…봄 성수기 무색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3.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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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주산연 전국 경기전망치 전월 대비 22p 하락
상한제 앞둔 서울, 조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악화
올해 2·3월 지역별 HSSI 전망치. (자료=주산연)
올해 2·3월 지역별 HSSI 전망치. (자료=주산연)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봄 성수기의 문턱에 온 전국 주택 분양 시장을 꽁꽁 얼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이달 전국 분양경기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보다 22p 급락했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목전에 둔 서울은 조사 이래 최저 수준으로 분양사업 기대심리가 추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이하 HSSI) 전망치가 66.7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전망치 대비 22.0p 하락한 것으로, 1월 78.6에서 2월 88.7로 상승했던 주택사업자들의 분양시장 기대감이 봄 성수기가 본격화되는 3월에 오히려 급락했다.

HSSI는 주택 공급자 입장에서 느끼는 분양경기를 0부터 200까지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100 미만이면 경기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에 비해 많다는 의미다.

주산연은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주택건설사들이 견본주택 개관을 연기·취소하는 등 분양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게 사업 여건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인하되는 등 규제가 지속해서 강화되고 있어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3월 HSSI 전망치가 지난 2017년 9월 조사 시작 이래 처음으로 60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다른 시·도 모두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102.1을 기록했던 서울 HSSI 전망치는 올해 1월 78.9로 크게 하락했다가 지난달 92.1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달 69.6으로 22.5p나 하락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서울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4월 말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를 내야 하지만, 조합원 총회, 견본주택 개관 등의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조사 이래 최초로 60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지역별 HSSI 전망치. (자료=주산연)
올해 3월 지역별 HSSI 전망치. (자료=주산연)

수도권에서는 인천도 전망치가 전월 대비 29.2p 떨어져 65.8을 기록했고, 지난달 100.0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던 경기는 40.8p나 하락해 59.2를 기록했다. 

지방 시·도 역시 전체적으로 전망치가 하락했다. 울산만 전월 대비 8.5p 낮은 80.9를 기록해 80선을 유지했으며, 다른 지역들은 50~70선으로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돌았다. 전월 대비 31.5p 하락한 경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51.7을 기록했다.

김 실장은 "코로나19와 조정대상지역 추가지정, 분양가 규제 등의 영향으로 주택사업자가 체감하는 분양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다만, 입지, 가격 등 경쟁력이 있는 일부 단지에서는 청약 수요가 집중되면서 청약 과열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분양시장 양극화·국지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분양물량 전망치는 84.7로 전월 대비 7.7p 낮게 조사됐으며, 미분양 전망치는 100.0으로 18.3p 높게 나타났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