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9.3조↑…집계 이래 증가폭 '최대치'
지난달 가계대출 9.3조↑…집계 이래 증가폭 '최대치'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0.03.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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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대책 전 전세·매매 거래 급증 영향
통상 2~3개월 시차 존재…3월 하락 예상
코로나19 확산 따른 가계대출 '제한적'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조원). (자료=한국은행)
은행 가계대출 추이(단위:조원).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9조3000억원 증가해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담대 증가폭이 7조8000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은은 주담대 증가 원인을 12·16대책 전 폭증했던 주택 전세와 매매 거래에 있다고 보고,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감안하면 3월께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901조3000억원으로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2015년 10월 9조원을 기록한 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66조7000억원으로, 지난달 7조8000억원 증가해 전월 4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주담대 증가폭도 지난 2015년 4월 8조원 이후 최대치다.

한은은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 원인을 주택 전세·매매 거래 계약의 시차 때문이라고 봤다. 계약 후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대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12월 계약한 건들의 주담대 대출이 1~2월 주담대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2·16대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오는 3월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호, 전세거래량은 1만2000호에 달해 지난해 9월 각각 7000호와 9000호 대비 훌쩍 뛰었다. 

주택자금과 전세자금 수요가 높은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는 데까지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12·16 대책 전 주택매매거래 증가의 영향이 2월에도 계속 주택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규제 강화 전 대출을 받으려는 선수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HF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실행되면서 기존 비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은행대출로 꾸준히 전환되고 있는 점도 증가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은행 가계대출은 3월 이후 증가 규모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계 대출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금수요는 개인사업자 및 중소기업대출에 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 대출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5000억원 증가해 지난달 6000억원 하락 대비 상승 전환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882조6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 증가했으며, 전월 8조6000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줄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