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중도 지킨다"… 한선교 러브콜 걷어찬 안철수
"실용중도 지킨다"… 한선교 러브콜 걷어찬 안철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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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가짜정당"이라더니 '비례연합' 동참
미래한국, 인재 많지만 의석수 확보 시급
安 "누구 만날 상황 아냐"… 단칼에 거절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공천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심사 준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공천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자 심사 준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심판'을 고리로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시도했던 미래한국당 전략이 수포로 돌아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라며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봉사 중인 안 대표를 찾아가 통합을 제안할 예정이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쪽으로 입장을 굳혔다.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지만,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꾸리면서 위협을 느낀 것이다. 실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지금 의석을 (통합당에) 도둑맞게 생겼다"고 말했고, 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이라며 찬성 의견을 냈다.

자매정당 구축을 연신 비판하던 민주당이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가운데 국민의당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지역구 후보자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만 공천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래한국이 시도한 이번 안 대표와의 통합 물밑작업은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자체 분석 모형에 따르면 민주당이 비례연합당 구성 시 비례 기대 의석은 19~20석이다. 미래통합과 미래한국 기대 의석은 17~18석으로, 이들보다 1석가량 더 많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래한국도 이를 계산하고 안 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래한국이 비례대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작업을 16일까지 끝낸다고 공언한 만큼 한 대표 입장에선 안 대표와의 회동이 시급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 대표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 무능과 폭정을 막아내는 게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대의"라며 국민의당의 합류를 강조했다. 특히 한 대표는 "안 대표가 2016년 총선에서 영입했던 비례대표 대부분이 통합당으로 옮겨와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며 "안 대표도 정치적 미래를 감안하면 큰 판으로 들어와야 하고 미래한국과의 통합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추기기도 했다.

지난 10일까지 집계한 미래한국 비례 공천에 지원한 신청자는 539명에 달한다. 후보 신청자 중에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과 아이돌 그룹 엑소(EXO) 수호의 부친이자 연금 전문가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수 등도 지원한 상태다. 지원자는 많지만, 의석 수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안 대표의 통합 거절로 미래한국은 21대 국회에서 비례 의석 수를 늘리기 위한 또다른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