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애매한 칼질에 "반쪽쇄신·밀실야합" 지적… 통합당 '공천불복' 속출
[이슈분석] 애매한 칼질에 "반쪽쇄신·밀실야합" 지적… 통합당 '공천불복' 속출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1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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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공천 40% 남았는데… 반발 속 '무소속 출마' 이어져
'탄핵 책임론'에도 여전히 眞朴 남아… 일각에선 "黃 나서라"
김태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산청·함양·거창·합천선거구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거창군 대동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태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산청·함양·거창·합천선거구 예비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거창군 대동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는 인사가 속출하고 있다. '반쪽 물갈이'와 '밀실공천' 논란 등으로 불만이 가중했단 지적이 나온다.

통합당은 10일 오전 기준 전국 253개 지역구 중 147개 지역에 대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작업을 마쳤다. 단수·우선추천과 경선확정을 60%가량 마무리한 셈이다.

그러나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아직 후보자를 내지 않은 곳이 전체 중 3분의 1이나 남은 상태임에도 공천 결과에 항의하는 목소리는 거센 상황이다. 특히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또 당내 입지가 높은 인사 위주로 무소속 출마 바람까지 불면서 당내에선 '적전분열' 우려까지 나온다.

이날까지 TK·PK 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은 10명(정태옥·곽대훈·김석기·백승주·박명재·이주영·강석호·유재중·김한표·김재경 의원)이다. 이들 중 절반가량은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고, 나머지 절반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도권과 충남에선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3선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은 인천 미추홀을에서, 이현재 의원은 경기 하남, 이인제 전 의원은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무소속 출마에 나섰다. 당내 거물급 인사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살아서 돌아오겠다"며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공천 관련 이탈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현역의 공천 결과 불복은 공관위가 줄곧 외쳤던 '인적쇄신'을 확실히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초 4·15 총선과 공천을 앞두고 보수권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이었다. 김무성·유승민·김세연·여상규·유기준 의원 등 중량급 인사는 책임을 받아들이며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관위의 칼날도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찬성-반대로 나뉘었던 세력을 모두 겨냥했지만, 여전히 남은 세력도 상당수다. 가령 '진(眞박)'으로 꼽힌 김재원 의원의 경우 서울 중랑을 경선을 치르도록 했고,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혜훈 의원도 서울 동대문을에서 경선에 나서는 상황이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회의 결과 브리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회의 결과 브리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인사 중에선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측근에게 대거 공천을 줬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 공관위의 심사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의 견제가 있었어야 했단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 이번 공천에서 '컷오프' 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선거를 돕던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자신이 양산을로 총선 출마지를 옮기자 돌연 '저격 출마자'로 변했고, 뒤에는 김 위원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 공천은 막천(막장공천)이며 원천 무효"라며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바로 잡아달라"고 요구했다.

황 전 대표는 일단 오는 12일 예정인 당 최고위원회를 지켜본 후 거취를 정하겠단 입장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