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긴 영웅, 세계를 구한 지도자”
中 “시진핑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긴 영웅, 세계를 구한 지도자”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3.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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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시진핑은 항상 인민을 최우선에 둔 마음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내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한 가운데 중국이 국가주석인 시진핑을 나라를 살린 영웅으로 찬양하며 미화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이 자국 내 코로나19의 확산이 잦아들자 시진핑에 대해 노골적인 찬양 기사를 내며 초기 늑장대응 했다는 비난을 각색하고 나섰다고 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저널은 “중국 정부가 시진핑을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영웅으로 묘사한다”는 제하에서 중국의 관영 언론들이 코로나 사태를 자체평가하며 바이러스 확산세가 꺾인 것이 마치 시 주석 개인의 업적인 것처럼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은 “(코로나 사태에 시 주석이 보여준 국민을 향한 헌신은) 국민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을 증명한 것이며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라고 추켜세웠다. 

통신은 이어 “시 주석은 재난에서 나라를 구하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를 막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전 세계에 시간을 벌어준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각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 행태는 초기 늑장 대처 및 뒤늦은 도시 봉쇄로 중국 내에서 8만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3000명 이상 숨진것에 대한 비난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한 지역 고위 관리는 지난 6일 지역 주민들에게 교육 캠페인을 지시했는데 그 내용은 시 주석 및 당의 전염병 대처에 감사를 전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중국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중국 관영언론과 반대되는 내용은 올라오는 즉시 검열대상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중국 누리꾼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국민들은 아직 지도자에게 사과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도자들은 벌써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을 요구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며 중국 국민은 정부에 대해 여전히 큰 분노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저널은 중국 관영언론들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마치 시 주석이 바이러스 감염을 제대로 통제해왔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는 초기 대응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후베이성 등 일부 지역 고위 관리를 경질하거나 조사관을 배치해 정부 차원의 미흡한 대응을 지역 당국의 책임으로 전가시키고 있다. 

시 주석은 우한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퍼질 때도 관련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다 중국이 세계보건기구에 코로나19 출현을 처음 보고하고 3주가 지난 1월20일 첫 공식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시진핑은 코로나19가 중국 내에 확산일로에 접어들 때에도 감염병 퇴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총지휘를 리커창 총리에게 맡겨 비난을 받았다. 

시 주석이 현장을 처음 찾은 것은 지난달 10일로 그마저도 베이징을 갔을 뿐 전염병의 현장인 우한을 간 것은 아니라는 점에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공산당 대표 잡지 치우스에 따르면 2월 중순 무렵 시 주석은 1월7일인 전염병 초기 관련 대책을 내놨다며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도 이같은 내용을 지원하듯 시 주석의 지침을 기본으로한 1월14일 내부 회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다만 일부 공산당 관계자 및 정책 전문가들은 시 주석에 몰린 의사결정권이 중국 정책에 있어 관련 논쟁을 억누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시 주석의 정신적인 압박과 억누름으로 많은 인사들이 중국 내 부정적인 소식을 전하는 것을 꺼린다며 이같은 상황이 코로나 사태 초기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확산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