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난데없이 나타난 '국민 100만명 개헌'… 통과 가능할까
[이슈분석] 난데없이 나타난 '국민 100만명 개헌'… 통과 가능할까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3.0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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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148명 "유신 때 사라진 '국민발안권' 살리자"… 개헌안 발의
헌법학계, 세부 요건 두고 부작용 우려… 정쟁·선동 전락 가능성도
국민발안개헌추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이종걸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여상규 의원 등이 지난달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15총선에 동시국민투표를 통해 국민개헌발안권을 회복시키자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헌법개정발안권은 국회의원과 국민이 갖고 있었으나 1972년 유신헌법 때 국회와 대통령에게 넘어가 이제는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발안개헌추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창일·이종걸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무성·여상규 의원 등이 지난달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4.15총선에 동시국민투표를 통해 국민개헌발안권을 회복시키자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헌법개정발안권은 국회의원과 국민이 갖고 있었으나 1972년 유신헌법 때 국회와 대통령에게 넘어가 이제는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 개헌 발안제'를 골자로 한 '원포인트(중점) 개헌안' 추진을 두고 정치권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이 직접 헌법 개정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정쟁 수단으로 변질할 것이란 전망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나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동원 가능한 규모"라며 "어떻게 이용할지 뻔히 예상된다"고 질타했다.

여야 의원 148명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기습 발의한 헌법 개정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이나 대통령만 헌법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한 헌법 128조 1항에 '국회의원 선거권자 100만인 이상'을 포함한다. 이번 개헌안은 △강창일·원혜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92명 △김무성·여상규 의원 등 통합당 22명 △천정배·박주선 의원 등 민생당 18명 △심상정·이정미 의원 등 정의당 6명 △김경진·이용주 의원 등 무소속 6명 △국민의당 이태규·권은희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 △정운천 미래한국당 의원 등이 발의에 동참했다.

이번 개헌안은 지난 1972년 유신헌법 제정 당시 사라진 '국민 개헌 발안권'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제헌 헌법엔 없었던 국민발안권은 지난 1954년 사사오입 개헌으로 처음 도입됐다. 이번 개헌안은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한 뒤 표결 후 4·15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게 목표다.

개헌하기 위해선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발의안 내용 자체에 대해선 여야의 찬성·반대가 크게 엇갈리지 않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개헌 절차가 까다롭다는 것을 고려해 국민 발안으로 문턱을 낮추다는 취지에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세부 요건에 있어선 상당한 부작용 우려가 나온다.

먼저 유권자 수가 인구에 따라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0만명'이라고 절대적 수를 규정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게 헌법 학계 중론이다. 발안 가능 인구를 비율로 정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국민이 일반 법률 개정을 발의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100만~150만명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위 법안인 헌법 개정엔 더 많은 유권자가 동참해야 한다는 평가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는 5178만579명이다. 이 중 100만명은 2%에 불과하다. 2%가 전체 투표로 98%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실정이다.

여야가 정쟁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일부는 국민 선동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과도한 개헌안 발의는 물론 해당 개헌을 반대하는 내용의 개헌안도 나와 혼란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심 원내대표는 "개헌 필요 주장엔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며 "개헌 이슈(현안)에 문재인 정권 심판론이 희석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의원들도 더 이상 동요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칫 찬·반을 두고 자유우파 세력 전체가 분열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bigsta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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