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코로나19 겹친 보험업계 '이중고'
커지는 금리 인하 가능성…코로나19 겹친 보험업계 '이중고'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3.08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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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저금리 기조 속 3%대 자산운용수익률 '더 낮아질까' 걱정
은행 영업점 잇단 폐쇄·대면영업 자제 분위기로 상품판매도 어려워
지난달 27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한은)
지난달 27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사진=한은)

최근 미(美) 연준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보험업계는 실적 악화 걱정에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 속에서 3% 전후에 불과했던 자산운용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은행 영업점이 잇따라 폐쇄되고, 대면영업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보험사들이 신규 고객을 늘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3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5%p 인하해 기존 연 1.5~1.7%에서 1~1.25%로 조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준금리를 0.25%p 단위로 조정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0.5%p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지만,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했을 때 다음 달 금통위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원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달에)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늦춰진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익의 상당부분을 자산운용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보험사들의 실적 악화 걱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은 채권투자를 중심으로 자산운용을 하는데,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이자율이 낮아져 자산운용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3.5%다. 이 기간 대형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자산운용수익률은 각각 3.6%와 3.3%였으며 교보생명만 4%를 넘은 4.2%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3% 전후 자산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고객들에게 이자를 제공하는 고정금리 확정형 상품을 고려했을 때 보험사 자산운용수익률이 연 5% 이상은 돼야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한 것으로 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보험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채권에 메인으로 투자를 하는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이자율이 낮아지게 되고 투자수익률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험사들이 과거 5% 이상 고정으로 보상금을 확정하는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해왔는데, 현재 금리 차이가 심해지면 역마진이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보험사들이 이익을 내는 구조가 여러 가지 있는데 보험을 파는 것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지만, 보험을 팔면서 나오는 자산을 굴리며 이익을 내고 있다"며 "자산을 굴리는 측면에서 금리가 인하하게 되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자산운용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후 지난달 21일 서울시 중구의 한 은행영업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후 지난달 21일 서울시 중구의 한 은행영업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저금리 기조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보험상품 주력 영업채널인 대면영업이 축소되고 있어 보험사들은 그야말로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전체 영업 중 대면영업 비중은 각각 98%와 89%에 달한다. 

보험사 관계자들은 은행영업점의 잇따른 폐쇄와 대면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인해 상품 판매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국내 8개 주요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7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생명보험업계의 경우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감소했고, 한화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1.7% 하락한 517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jhuyk@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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