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최소 5조원 손해
항공업계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최소 5조원 손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3.0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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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입국 제한 조치로 더 큰 타격…LCC, 고정비용으로 적자 확대 위기
"정상적인 노선 운영 불가능한 상황"…정부, 추가 지원 대책 마련 고심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 노선이 끊기고, 남은 노선도 여객 수요가 급감해 오는 6월까지 최소 5조원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

8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65만26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8% 하락했다.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5.2% 감소했으며, 일본과 동남아는 각각 70.6%, 62.1% 줄었다. 미주와 유럽도 전년 동기 대비 11.8%, 2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적 항공사의 2월 넷째 주 국제선 운송실적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살펴보면 올해 6월까지 최소 5조875억원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

항공협회는 당초 올해 국제선 월평균 여객 수를 전년 대비 6.3% 증가한 535만8548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상반기 여객 전망을 전년 대비 65.8% 낮춘 172만4011명으로 잡았다. 올해 상반기 여객 감소 전망을 국제선 평균 운임인 27만9955원으로 계산하면 5조원이 넘는 매출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이는 2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산출한 예상치다.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로 한·일간 운항 노선이 사실상 끊기게 된 점을 고려하면 피해액은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사실상 국제선 운항을 못 하는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수익은 거의 없지만, 항공기 리스료와 사무실 임차료, 공항시설이용료 등 고정비용이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한 달 평균 100억∼200억원이 들어 적자만 쌓일 위기에 놓였다.

대한항공은 승객의 항공권 환불 요청이 평소 대비 30배 증가해 2월 넷째 주의 경우 항공권 환불 금액이 발매액을 초과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2월 전체 국제선 탑승객 수는 6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6% 줄었다. 탑승률은 60.2%로, 전년 동기 86.1% 대비 26.1%포인트(p) 감소했다.

운항 횟수도 2월 넷째 주 기준으로 당초 624편에서 409편으로 줄었다. 결항률은 34.5%다. 이는 미주와 유럽 노선 감축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9일부터 적용되는 일본 노선의 대규모 운항 중단까지 더하면 여객 규모는 급격히 쪼그라들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90년 서울-일본 도쿄 노선 취항 이후 30년 만에 아예 모든 일본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 LCC들도 9일부터 당분간 일본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노선은 9일부터 대한항공의 인천-나리타, 제주항공의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등 3개 노선으로 줄게 됐다. 이와 함께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본 정부의 입국 제한 조치로 다시 한 번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대한국민항공사(KNA)가 한국전쟁 중인 지난 1951년 서울-도쿄 간 전세기를 운항한 지 약 70년 만에 일본을 오가는 하늘길이 사실상 끊길 위기에 놓인 셈이다.

정부는 항공업계가 사실상 문 닫을 위기에 놓이자 추가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7일 항공업계 지원책을 내놓은 데 이어 항공사 사장단과 재차 간담회를 열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정상적인 노선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 모든 노선의 국제항공운수권, 영공통과이용권, 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의 유예를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동성 공급에 속도를 내고, 조만간 세제 감면과 운수권 유예 등을 포함한 항공업계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