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박물관 소장 18세기 대형 백자항아리 보물지정 예고
부산박물관 소장 18세기 대형 백자항아리 보물지정 예고
  • 김삼태 기자
  • 승인 2020.03.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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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검토 착수
▲㈜동양고무 故 현수명 회장이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백자대호,(사진제공=부산시)
▲㈜동양고무 故 현수명 회장이 부산박물관에 기증한 백자대호,(사진제공=부산시)

 부산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13호 백자대호(白磁大壺)가 국가지정 문화재(보물)로 지정될 전망이다.

이번에 문화재로 지정된 ‘백자항아리’는 부산의 향토기업인 ㈜동양고무의 고 현수명 회장(1922~1977)이 기증한 유물로 높이 52.8㎝, 입지름 20.8㎝, 굽지름 19.1㎝의 대형 백자항아리이다. 2012년 5월17일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고 현수명 회장은 서화류와 도자기류 60여 점을 부산박물관에 최초로 기증해 부산박물관 유물 수집의 기초를 마련한 인물로 1953년 부산 초량에서 현 화승그룹의 전신인 ㈜동양고무를 설립하고 기차표 고무신을 생산했다.

백자항아리는 지난달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 검토를 가결됐다.

이 백자항아리는 조선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반에 관요(官窯, 왕실 도자기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가 52.6㎝에 이르는 대형 항아리이다. 형태는 좌우 약간 비대칭을 이루고 있으나 자연스럽고 당당하며, 담담한 청색을 띤 백색의 유약이 고르게 발라져 전체적으로 우아한 품격을 나타낸다.

이 백자항아리는 당시 관요백자의 제작기술이 완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자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 중 크기와 기법 면에서 대표작으로 꼽힌다. 대형 크기의 입호(立壺, 항아리 형태)로서의 희소성, 파손이나 수리가 거의 없었던 완전성, 비례가 알맞은 조형성과 정제된 유약, 번조(燔造, 도자기 굽기) 기법의 우수한 수준 등을 근거로 조선시대 도자사(陶磁史)의 중요한 유물로 보물로 지정, 연구하고 관리·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백자항아리는 부산박물관 부산관 미술실에서 전시되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휴관 중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백자항아리는 기형과 기법에 있어 그 희소성과 가치가 뛰어나므로 부산시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연구 및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향후 보물 지정이 확정되면 이는 부산시의 자랑이자 부산박물관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돼 중요 유물의 보존·관리에 더욱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삼태 기자

st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