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코로나 사태가 주부우울증까지?
[e-런저런] 코로나 사태가 주부우울증까지?
  • 신아일보
  • 승인 2020.03.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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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삼시세끼 먹이고 공부 가르치고 또 놀아도 주다보면 밥 먹을 시간도 없어. 이런 말 그렇지만 이러다 남편까지 재택근무하게 될까봐 무서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에 거주하는 지인이 염려돼 전화를 걸자마자 분수처럼 쏟아진 말이다. 

깊은 한숨 소리와 함께 감옥이 따로 없다고 호소하는 그에게 그저 하소연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딱히 해줄 위로조차 없었다. 

육아와 가사 스트레스가 생기면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만나 수다라도 떨며 풀곤 했지만 이제는 전보다 스트레스는 더 쌓이는데 해소할 곳은 사라졌다는 하소연이다. 

학교는 휴교를 결정했고 교육부 권고에 따라 방과 후 시간을 보내는 학원마저 휴업해 온종일 아이들과 부대끼는 것은 물론 세끼 식사에 공부까지 가르쳐야 하다보니 잠시의 휴식시간 조차 갖기가 어렵다는 것. 

남편이 쉬는 주말, 잠시 아이들을 맡긴 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친 마음도 달랠 겸 바람 좀 쐴까 싶어 거리를 거닐다 보면 상점들도 모두 문을 닫아 마땅히 갈 곳도 없다고. 

장이라도 보며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겸사겸사 스트레스도 풀어왔는데 이제는 장거리도 온라인으로 주문해 집 현관에는 택배상자만이 지인을 맞아준다고 한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수십만이 다녀 간다는 동성로마저 폭격 맞은 전쟁터 처럼 횡하고, 살아 숨쉬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던 서문시장은 인적조차 느낄 수 없다며 연신 한숨을 내쉬는 지인. 

얼마나 더 감옥 아닌 감옥살이를 해야할지 앞으로가 더 고달플 것 같다며 우울감이 심해져도 혹시나 감염될까 병원조차 가기 힘든 상황이 씁쓸하다는 지인은 또 다시 긴 한숨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언제쯤 아이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고, 상인들은 웃음꽃 속에서 생계를 이어가며 전국의 전업주부들은 육아와 가사의 고단함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휴식시간을 맞을 수 있을지......

벌써 경칩이다. 개구리도 잠에서 깨어나는데, 코로나 사태가 조속히 진정돼 얼어붙은 시민들의 마음에도 봄이 오길 바래본다.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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