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전투훈련은 자위적 차원…청와대 사고 경악”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 “전투훈련은 자위적 차원…청와대 사고 경악”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3.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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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이후 김여정 명의 첫 대남 비난 담화 “남한 적반하장”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및 김여정이 지난 2018년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환담하고 있다. 붉은색 원 안이 김여정.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및 김여정이 지난 2018년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환담하고 있다. 붉은색 원 안이 김여정.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여동생으로 알려진 김여정이 북한의 화력전투훈련은 자위적 행동이었다며 청와대의 우려에 경악을 표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려의 메시지가 '대통령의 직접 입장표명은 아니어서 다행'이라며 '남한 정부도 군사연습을 즐기면서 이같은 우려 표명은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전했다.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 3일 직접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합동타격훈련에 청와대가 우려를 표한데 대해 ‘경악’이라고 평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문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를 통해 “우리는(2일 시행한 장거리포병부대의 화력전투훈련은)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한 것이 아니다. 자위적 차원”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화력전투훈련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북한으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라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남한도 합동군사훈련을 자주 실시한다. 또 첨단전투기를 띄운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한 청와대에 대해) 남한은 군사적으로 준비돼야 하고 북한은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냐”며 “이같은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남한 전체에 대한 불신과 증오·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청와대는 2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함에 따라 긴급 관계부처 장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발사체 발사를 재개한 것, 합동타격훈련을 시행한 것 등을 통해 남북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남북한 평화 노력이 물거품 될 것을 우려하며 군사적 긴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김여정은 애초 이달 초 시행하려했던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된 점을 언급하며 “남한에 창궐하는 신형 코로나비루스(코로나19)가 (훈련을) 연기시킨 것이지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남한의)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은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남한은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여긴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여정은 “청와대의 우려 섞인 반응이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여정의 이같은 대남 메시지는 2012년 둘째 오빠 김정은이 북한 정권의 전면에 나선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여정은 2018년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한과의 대화창구 및 대남 특사로서 그가 직접 대남 비난 담화문을 낸 것은 향후 남북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