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하루 1만건 하는데 우린 왜 못하나”…미 바이러스 검사능력 비판
“한국은 하루 1만건 하는데 우린 왜 못하나”…미 바이러스 검사능력 비판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3.03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 400건 검사능력 질병통제센터 비판, 과도한 기준 검사 거부당하는 환자 속출
코로나19검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검사.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한국은 하루 1만건을 검사하는데 미국은 왜 못하느냐’며 미 보건당국의 바이러스 검사능력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미국은 통상 세계 의학을 대표하는 국가로서 이러한 미국의 보건의료를 책임지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에 일부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도 모자라  키트 부족 및 까다로운 기준 탓에 바이러스 검사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3일 코로나19 검사 사례가 늘면서 미 질병통제센터의 검사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검사 사례를 인용해 하루 1만건을 검사하는 국가도 있는데 미국은 왜 못하는지 비판하며 미 보건당국의 검사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뉴욕타임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한 증가를 보이며 최소 98명이라고 전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확산되자 그제서야 검사 대상을 확대해 적절한 검사를 제공하는 데 실패한 것이 ‘코로나19’가 미국 내에서 확산되는 발판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미질병통제센터가 각 주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배부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이는 "완전히 망쳤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질병통제센터는 2월, 3단계 진단검사 키트를 출시했고 수백 개를 각 주와 지역 보건연구소에 배부했다. 다만 마지막 단계의 최종 진단 키트에 결함이 발생해 지방 의료시설에서는 ‘코로나19’ 최종 확진 여부를 판정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미 보건당국은 결함을 수정한 진단키트를 재송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각 주와 지역 보건연구소는 아직 받았다는 소식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더욱이 현재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최종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은 미질병통제센터의 ‘애틀랜타 연구소’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질병통제센터의 검사 능력에 의문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질병통제센터는 하루 400개의 샘플을 검사할 능력을 갖췄지만 지난주까지 보건당국은 감염 의심자로 판단한 500여명의 미국인만 검사한 것이 전부라는 것. 

이에 대해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로런 사워 조교수는 “검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사람들이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검사가 거부된다는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었다. 질병통제센터의 지나치게 엄격한 검사 기준 탓에 충분한 ‘코로나19’ 진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중국을 여행한 적이 있거나 중국을 방문했다고 알려진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있어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대학교수는 포르투갈에서 열린 콘퍼런스 참석 후 증상이 나타났고 해당 콘퍼런스에서 확진 환자가 있었음에도 처음에는 지역 보건당국으로부터 검사를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런 상황을 지적하며 수만 명의 환자를 이미 검사하며 빠르게 대처하는 다른 나라들과 대조를 이룬다고 비판했다.

한편, ‘코로나19’를 연구하는 노스캐롤라이나대 랠프 바릭은 뉴욕타임스에 “한국은 하루 1만 건의 검사를 하는데 어째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나. 중국에서 무증상 전염과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는데 왜 미국은 하루 수만명의 검사를 하지 못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더욱이 독일에서 지난 1월 개발한 바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대체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미질병통제센터가 결함이 있는 자체 개발 키트를 수정하기로 해 시간이 지체된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전화 브리핑을 통해 “민간 기업과 학계까지 동원해 이번 주 안에 약 100만 건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