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마스크 대란' 사과… "심각 인식하라" 정부 질책
문대통령 '마스크 대란' 사과… "심각 인식하라" 정부 질책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3.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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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마스크 신속 공급 불편 끼쳐 매우 송구"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마스크 수급 대란에 처음으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국민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마스크 문제를 두고 국민에게 직접 송구하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른 시일 내 마스크 수급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공언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마스크를 제대로 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식회의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경제상황을 보고받을 때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라고 지시했고, 이틀 뒤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마스크 문제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회동 당시 하루 이틀이면 마스크 문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했으나 상황이 변하지 않자 지난 1일 홍 부총리와 이의경 식품의약품 안전처장 등으로부터 마스크 공급 대책과 관련한 긴급 보고를 받았다. 

당시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 등에게 "공급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부 담당자들이 직접현장을 방문해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하라"고 질책까지 했다. 

그러나 전날에도 마스크 대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강조하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크게 세가지를 당부한다"며 △ 생산물량 확대 지원 △ 공평한 보급방안 강구 △ 공급상황 투명한 홍보 등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대단히 심각하다고 인식하라. 정부가 과연 절실한 문제로 인식했는가"라면서 "해법 찾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마스크 관련 추가 대책에 대해 "대통령 지시사항도 있었기 때문에 관련 부처에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적마스크를 약국에서 판매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약국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고 가수요를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부가 마스크를 일괄구매한 후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마스크 생산과 유통, 수요를 감안한 대책을 정부가 내놓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