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스무디킹’ 애물단지 전락…도마에 오른 김운아 대표
신세계 ‘스무디킹’ 애물단지 전락…도마에 오른 김운아 대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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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버거' 7개월 20호점 돌파…스무디킹 영업 손실 지속
흑자전환 위한 가맹사업 확대가 관건…위기관리 능력 시험 한해
김운아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부문 대표. (제공=신세계푸드)
김운아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부문 대표. (제공=신세계푸드)

김운아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사업부문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외식사업의 한 축인 ‘노브랜드 버거’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추구) 전략을 앞세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또 다른 축인 ‘스무디킹’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취임 첫해인 지난해 부진한 경영실적을 거두고 올해 반전을 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운아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은 도마에 올랐다. 김 대표는 올해 외식사업 추진 성과를 두고 경영능력에 대한 집중적인 평가를 받게 됐다.

김 대표는 2018년 11월말 신세계푸드 제조서비스 부문 수장에 올랐지만, 외식사업의 양축인 노브랜드 버거와 스무디킹의 성과는 희비가 엇갈렸다.

노브랜드 버거는 기존의 ‘버거플랜트’를 가성비 트렌드에 맞춰 콘셉트를 변경하고, 지난해 8월19일 홍대점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올해 2월까지 7개월 동안 16개 매장을 연이어 개설하면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중에 오픈을 앞둔 중계공원점·명지대점·부천역점·가산디지털단지점 등 4개 매장을 포함하면 20호 매장을 돌파하게 된다.

노브랜드 버거는 푸짐하면서도 감칠맛의 서양식 햄버거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콘셉트를 앞세웠다. 햄버거 단품 최저가격은 1900원부터, 세트(버거·감자튀김·탄산음료)는 3900원부터다. 가격은 타사 경쟁 브랜드보다 평균 20~30% 정도 저렴한 편이지만, 핵심재료인 패티는 다른 햄버거보다 20% 이상 두꺼워 육즙과 식감이 풍부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말 개점한 ‘노브랜드 버거’ 연신내점. (사진=박성은 기자)
지난 2월 말 개점한 ‘노브랜드 버거’ 연신내점. (사진=박성은 기자)

반면, 신세계푸드가 2015년 12월에 인수한 과일 스무디 전문점 스무디킹은 오랫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수 후 2016~2017년에 매출액 202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169억원으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더욱 떨어진 150억원대(증권가 추정)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스무디킹은 신세계푸드로부터 인수된 이후에도 2017년 2억1400만원, 2018년 4억6400만원의 영업 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역시 전년보다 손실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는 스무디킹의 부진을 두고 브랜드 이미지가 다소 낡고, 커피전문점들도 스무디와 건강음료 등 여러 유사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이 심화된 결과로 풀이한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적자 상태인 스무디킹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세계 3대 차(茶) 브랜드로 꼽히는 독일의 로네펠트와 협업한 티(Tea) 메뉴를 선보이고, 광동제약과 이색 콜라보로 쌍화스무디와 같은 이색상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실적은 더욱 추락했다.

스무디킹의 부진은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실적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푸드의 매출액은 1조3201억원(잠정치)으로 전년보다 3.2%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9.0% 줄어든 22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44억원으로 전년의 85억원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김 대표의 올해 경영능력 평가는 노브랜드 버거와 스무디킹에서 판가름 나는 셈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외식사업 실적은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노브랜드 버거는 철저한 상권분석과 수익성 검토를 통해 차근차근 진출하고, 스무디킹은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개선과 함께 편의점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무디킹’ 롯데월드몰점. (제공=신세계푸드)
‘스무디킹’ 롯데월드몰점. (제공=신세계푸드)

한편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 제공 시스템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는 등 직영 중심의 운영방식을 가맹사업으로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스무디킹 역시 직영점보다 가맹점 비중을 늘려 적자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최근 모기업 계열사인 편의점 ‘이마트24’와 연계한 ‘숍인숍(Shop in Shop)’ 매장을 확대해 흑자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스무디킹 매장(2019년 기준)은 직영 18개·가맹 91개·숍인숍 23개 등 132개로, 전년(직영 24개·가맹 89개)보다 가맹점과 숍인숍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와 스무디킹 모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외식 브랜드다. 노브랜드 버거는 정 부회장이 강조한 가치소비 전략을 본격 구현한 브랜드로서, 실제 노브랜드 버거의 제품과 패티, 소스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무디킹 역시 정 부회장이 ‘제2의 스타벅스’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이며 인수를 주도한 브랜드다.

parkse@shinailbo.co.kr